환난 당한 이웃을 돌본 사마리아인처럼 한국교회는 절망의 땅에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2년이 된 전쟁 속에서 살아가는 난민들이 소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구호 지원 활동과 성경 보급 등 다양한 선한 사역을 지속하고 있다.
2022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열흘 만에 피해 현장을 찾은 한국교회봉사단(이사장 오정현 목사)은 그동안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회를 열었으며 후원금과 긴급구호 물품 전달, 국내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위한 한글학교 지원 등의 활동을 펼쳤다. 올해 들어서는 우크라이나에 한국형 보건소를 기반으로한 진료소를 서너 곳 열어 의료사역을 시작할 계획이다.
국제구호개발 NGO들도 발 빠르게 구호 활동을 이어갔다.
한국월드비전(회장 조명환)은 2년 동안 루마니아와 몰도바에 있는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대상으로 미화 326만 달러(약 43억원) 상당의 식량과 위생용품 등을 지원했다.
사마리안퍼스는 폴란드 등 우크라이나 인접 국가 교회와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그동안 20만명 이상의 난민에게 의료 지원 활동 등을 전개했다. 사마리안퍼스코리아(대표 오기선)는 가장 많은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한 폴란드의 ‘프로엠’ 선교센터와 폴란드 지역교회인 ‘히즈처치’, 난민사역단체 굿웍스미션 등과 협력해 무너진 난민의 삶을 재정비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직접적인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전쟁의 공포와 깊은 무력감에 빠진 난민의 영혼을 돌보기 위한 복음 사역도 빠지지 않았다.
사마리안퍼스 코리아는 ‘프로엠’ 선교센터와 협력해 다음세대를 위한 수업과 심리 상담을 하고 있으며 기독교 캠프를 열어 복음을 전했다.
피란민들이 극심한 고난 가운데서도 버틸 수 있는 영적 원동력은 ‘말씀’에서 나온다.
대한성서공회(사장 권의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다섯 차례에 걸쳐 우크라이나에 2만8000권의 성경을 보냈다. 임원빈 대한성서공회 국장은 “피란민에게 가장 필요한 위로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며 “우크라이나 현지인들은 공습 가운데도 성경으로 두려움을 이겨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에게 영의 양식이 끊어지지 않게 성경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단체들은 유럽 등 곳곳으로 흩어진 피란민을 위한 중장기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NGO 글로벌호프(대표 조용중)가 우크라이나에서 운영하는 4개 캠프 중 하나인 ‘생명의말씀사 캠프’는 중장기 난민 체류를 돕고 있다. 이곳에서는 아동과 여성들을 위한 교육이 진행된다.
김휴성 글로벌호프 부대표는 “우크라이나에 가장 필요한 것은 지원 단체들의 협력을 통한 중장기 지원이다. 단체들은 한정된 예산으로 사업을 어떻게 집행할지 목표와 계획을 꼼꼼하게 세워야 한다”며 “현장에서는 재정 지원을 넘어 교육 및 성서 보급 등 다양한 사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아영 조승현 기자, 박윤서 김수연 인턴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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