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은둔형 자가치료’는 금물

집에서 나홀로 치료, 상태 악화시키고 흉터 만들기 쉬워

[쿠키 건강] 연일 계속되는 덥고 습한 날씨에 여드름이 더욱 극성이다. 특히 이미 여드름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일시적인 관리소홀로도 쉽게 번지고 감염돼 상태가 악화되기 때문에 여간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적극적인 치료법을 찾기 보다는 외출을 꺼리며 집에서 해결하려는 이른바 ‘은둔형 여드름 치료’를 하다가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흉터까지 남기는 경우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영국 바스대 마틴 스텐데이지 박사팀은 2008년 건강심리학저널에서 여드름이 있는 사람은 피부에 대한 근심 때문에 평소 운동이나 여럿이 어울리는 경기에 참가하는 것을 기피하는 이른바 ‘피부질환에 따른 사귐기피증’을 겪는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여드름이 심한 경우 대인관계를 기피하고 위축된 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에 따라 자아존중감도 낮아져 결과적으로 삶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압구정 에스앤유피부과 조미경 원장은 “여드름 중증환자의 대부분은 상태가 악화되기 바로 전까지도 스스로 다양한 자가 치료를 해왔던 경우가 많다”며 “특히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극대화된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여드름을 짜내는 등 돌발행동을 하다가 심한 흉터가 생기는 경우도 있어 중증 여드름 환자일수록 본인 뿐 아니라 주변의 적극적인 치료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혼자 고민하는 “은둔형 자가치료”, 상태 악화시키고 흉터 만들기 쉬워

일반적으로 사춘기 때 호르몬의 영향으로 피지분비가 많아지게 되는데, 흔히 땀구멍이라고 알려져 있는 모공을 통해 피부 바깥으로 배출된다. 이때 좁은 모공으로 과도한 피지가 원활히 배출되지 못하고 피지가 쌓이고 고여 여드름이 생기게 된다.

보통은 사춘기 때 어느 정도 생겼다가 자연스럽게 없어지기도 하며, 비교적 초기단계의 여드름은 청결관리만 잘 해줘도 어느 정도 호전될 수도 있어 심리적인 위축은 적은 편이다.

하지만 여드름의 발생면적이 넓어지고 염증반응도 심한 단계라면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여드름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 미용상의 문제 때문에 대외활동이 위축되면서 자칫 집안에서 손으로 짜내거나 임의로 약물을 바르는 이른바 ‘은둔형 자가치료’의 유혹도 주의해야 한다.

손으로 짜다가 피부가 패는 흉터가 생기게 되면 시간이 지나도 자연적으로 치유되기 힘들뿐더러 가중된 스트레스로 인해 여드름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을 겪기 쉽다. 특히 여드름으로 생긴 자국이나 흉터를 계속 방치할 경우 넓어진 모공과 함께 지속적인 피부트러블에 시달릴 수도 있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치료를 해주는 것이 좋다.

◇적극적인 치료의지, 주변의 관심, 전문치료 고려해봐야

여드름이 심하게 났다 하더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되도록 바깥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이 좋다. 연구결과처럼 미용상의 이유 때문에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될 경우 우울증 등으로까지 발전할 수도 있고 여드름 자체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 특히 주변에서도 여드름 환자가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보다 깊은 관심과 함께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권유하는 등 조력이 필요하다.

또 여성들의 경우 여드름을 짙은 화장으로 가리는 경우가 많은데, 경우에 따라서 증세를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피부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한 후 본인의 여드름 상태와 피부타입에 맞는 화장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이미 생긴 여드름의 경우 일상적인 청결관리만으로 호전되기는 쉽지 않고 전문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병원에서는 PPx, 인트라셀, 아큐리프트 등을 이용해 여드름을 치료할 수 있다. PPx는 피부에 음압을 가해 피지선을 피부 표면으로 당겨 광범위한 파장대의 레이저를 쏘여 피지선을 억제하고 여드름 유발균을 없애주는 치료법이다. 여드름의 원인균 자체를 없애기 때문에 여드름을 장기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인트라셀은 레이저를 이용해 피부에 무수히 많은 미세한 구멍을 뚫고 열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여드름 자국치료나 모공개선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한 염증성 여드름이나 여드름 흉터가 있는 경우, 피부 속에 레이저로 직접 열자극을 줘 피부재생을 유도하는 아큐리프트 등으로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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