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국민의힘 탈당 및 신당 창당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그러나 이를 하루 앞둔 26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사령탑으로 공식 등판하면서 ‘이준석 신당’은 파괴력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친이준석계로 분류됐던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멤버들은 국민의힘에 남은 채 이 전 대표만 ‘외로운 탈당’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이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이와 관련해 “시일을 두고 살라미 형식으로 추가 탈당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27일 상계동의 한 갈빗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포함해 신당 창당 등 향후 정치 일정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탈당 후 곧바로 신당 창당준비위원회를 띄우는 등 10~15일 이내 창당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 내에선 이 전 대표의 탈당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생방송 중 아버지뻘 정치인(안철수 의원)에게 비속어를 쓰는 등 인성 파탄적 면모를 보여준 특정 정치인(이 전 대표)으로 청년 민심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건 굉장히 잘못된 계산”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행보에 동반자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천아용인’ 멤버들은 27일 기자회견 참석 여부도 확정하지 못했다. 이들이 동반 탈당을 선언할지도 불투명하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최근 국민의힘 잔류 의사를 밝혔다. 천 위원장과 허 의원, 이 의원은 아직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천 위원장은 당협위원장직을, 허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하는 만큼 당장 탈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국민의힘 비주류 일각에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이준석 신당’과 연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가 ‘나는 반윤(반윤석열)은 아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며 “비윤(비윤석열) 정도 스탠스의 당이라고 하면 ‘당 대 당’ 연대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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