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후 넘어진 나를 일으켜 세우신 하나님”

88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몽골 사역 이어 탁구 선교

‘스매싱’ 양영자 선교사 ‘신앙과 삶’

양영자 선교사가 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할렐루야교회에서 사역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성남=신석현 포토그래퍼

1988 서울올림픽 탁구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 양영자(59) 선교사는 최근 남편과 함께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후배의 모습 뒤에 붙은 현수막 때문이다. 현수막에는 ‘기적을 일으키는 것은 신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다’라고 적혀 있었다. 양 선교사는 “놀라웠고 속상했다”며 “하나님이 아닌 자신의 의지를 더 중요시 여기라는 글귀를 보면서 후배들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한국 탁구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21년 만에 전지희-신유빈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선수는 지난 5월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도 36년 만에 여자복식 결승에 올랐는데, 앞서 198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양 선교사는 현정화 선수와 함께 금메달을 땄다.

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할렐루야교회(김승욱 목사)에서 만난 양 선교사는 후배들의 선전에 기뻐하면서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점점 더 하나님과 멀어지고 있는 건가 싶어 안타깝다는 마음을 먼저 전했다. 양 선교사는 “얼마 전까지 진천선수촌에서 열리는 수요예배에 참석해 말씀을 전하곤 했는데, 예배에 나오는 선수들이 적은 현실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후배들이 메달 획득보다 하나님과 교제하는 기쁨을 더 알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양 선교사는 서울올림픽 금메달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은퇴 시점인 1990년 간암으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조울증이 그를 찾아왔다. 선수 시절에도 신앙은 있었지만 깊지 못했다. 양 선교사는 “그저 메달을 따기 위한 간절함에서 비롯된 신앙이었을 뿐”이라며 “은퇴한 이후 하나님과의 관계가 급격히 무너졌다”고 전했다.

거식증까지 오며 피폐해진 그를 다시금 일으켜 세운 건 그 시절 다니던 교회 권사들이었다. 당시 집사였던 김양재 우리들교회 목사 등과 큐티를 하며 조금씩 신앙을 회복했고 병도 이겨냈다.

양 선교사는 “우울증을 앓는 이들이 많은데 주변 사람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해서 인격적으로 돌봐주는 일이 필요하다”며 “너무 지치고 힘들더라도 우울해하는 이들이 끊임없이 성경 말씀을 붙들 수 있도록 기도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하나님 말씀을 붙들고 있다고 안 넘어지는 건 아니다”며 “중요한 건 계속 말씀을 붙들면 하나님이 반드시 회복시켜 주신다는 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몽골 선교사 시절 남편 이영철 선교사, 두 딸과 함께한 모습. 양 선교사 제공

양 선교사는 한국WEC국제선교회 소속으로 1997년부터 15년간 남편과 몽골 선교에 나서는 등 현장에서 치열하게 복음을 전했다. 몽골에서 돌아온 이후엔 8년간 유소년 국가대표 후보 선수 등을 양성하는 일에 몸담았다.

양 선교사는 다시 탁구를 통한 스포츠 선교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엔 선교 비전을 공유하는 탁구 동호회원들과 YTTM이란 이름으로 네팔 우간다 캄보디아 등 해외를 다니며 탁구를 통해 복음을 전했다. 남편과 함께 경기도 광주의 한 교회에서 다문화가정 성도들을 위한 사역도 돕는다. 하나님을 만나며 회복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간증 사역에도 열심이다. 양 선교사는 이날 세계성시화운동본부(대표회장 김상복 목사·전용태 장로)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양 선교사의 간증이 담긴 만화책 ‘영자야 일어나라’. 양 선교사 제공

양 선교사는 “제 간증 제목은 ‘나를 다시 이끌어 올리신 하나님’”이라며 “영적으로 침체하고 지친 많은 이들이 제 이야기를 듣고 하나님을 통한 회복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전 교회가 전 복음을 전 시민에게 전해 행복한 시민, 건강한 가정, 거룩한 도시를 만든다’는 세계성시화운동본부의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면서 “잃어버린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 쓰임받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성남=임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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