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페널티킥(PK) 실점과 골키퍼(GK) 실책에 힘없이 무너졌다.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콜롬비아에 발목을 잡혔다. 목표로 삼았던 16강 진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5일 호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콜롬비아에 0대 2로 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없이 골득실(-2)에서 모로코(-6)에 앞선 조 3위에 올라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시작은 좋았다. 고강도 훈련을 거듭한 한국은 콜롬비아를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였다. 조소현(토트넘), 최유리(현대제철)의 슈팅, 지소연(수원FC)의 프리킥 등으로 득점을 노렸다.
그러나 전반 30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하던 심서연(수원FC)이 상대 슈팅을 오른팔로 건드리는 핸드볼 반칙을 범하며 손쉬운 PK골을 헌납했다.
곧이어 뼈아픈 두 번째 실점까지 나왔다. 경계대상 1호로 꼽혔던 콜롬비아의 ‘18세 골잡이’ 린다 카이세도가 전반 39분 중거리 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슈팅은 한국 골키퍼 윤영글(BK 헤켄)의 정면을 향했지만 손에 맞고 골문을 향했다.
다급해진 한국은 후반전 총 4명의 선수 교체로 반전을 도모했지만 몸싸움과 제공권에서 우위를 점한 콜롬비아 선수들에게 공격이 번번이 막혀 추격에 실패했다.
한국은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무득점 패배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2003년 미국 대회에서 브라질에 0대 3, 16강에 올랐던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 또 브라질을 만나 0대 2로 졌다. 2019년 프랑스 대회에선 프랑스에 4골을 내주고 패했다.
하지만 첫 월드컵에 나선 추효주(수원FC)는 콜롬비아 선수들을 상대로 거친 몸싸움을 펼치는 패기로 맞서 기대를 안겼다. 여자 대표팀 사상 첫 혼혈 선수인 케이시 유진 페어(PDA)는 후반 33분 교체 출전해 여자월드컵 역대 최연소 출전 기록(16세 26일)을 세웠다. 한국은 30일 모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