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진복 정무수석을 통해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에 대해 ‘경고’ 의견을 5일 전달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 1호 당원인 대통령이 의견을 내는 것은 권한이자 책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6일 “안 의원이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용어를 쓰며 대통령을 욕보이는 행태 등을 이 수석이 여당에 지적했던 것”이라며 “이는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한 것도 아니고, 중립 의무를 어긴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는 일반 유권자가 참여하는 총선이나 대선 등에 적용되는 것”이라며 “당내 선거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이 정부 주요 현안에 대해 여당과 의견을 주고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히 일 아니냐”면서 “이 과정에서 대통령이 메시지를 발신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통령실 다른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도 한 달에 300만원의 당비를 내고 있다”며 “그렇다면 당원으로서 대통령은 할 말이 없을까”라고 되물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의견 전달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하는 식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대통령실 내부에서 적지 않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안 의원이 윤·안 연대와 윤핵관 표현을 쓴 것을 지적할 필요는 있었다”면서도 “전당대회 상황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는 상황이 긍정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전당대회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향후 대통령실이 더 개입하는 인상을 준다면 역풍이 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논란이 오히려 안 의원에 대한 ‘동정 여론’을 불러올 수 있으며 윤 대통령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이미 대통령실은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이 대통령 지지율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대통령실이 공개적으로 안 의원을 비판하는 것은 윤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직접 개입한다는 인상을 준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상당한 역풍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국민의힘 당원 중 친윤(친윤석열)도, 반윤(반윤석열)도 아닌 중도층이 반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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