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등 빅3 오케스트라의 경쟁
국내 대표적 오케스트라인 서울시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이달 정기공연을 시작으로 2023년을 시작한다. 서울시향은 2024년 공식 취임 예정인 차기 음악감독 얍 판 츠베덴이 12~13일 첫 정기공연의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원래 지난해 말 임기가 끝난 오스모 벤스케 전 음악감독이 포디움에 설 예정이었지만 낙상 사고 때문에 대타로 나섰다. 츠베덴은 7월, 11월, 12월에도 서울시향 지휘가 예정돼 있어서 사실상 임기를 앞당겨 시작하는 셈이 됐다. 현재 뉴욕필을 이끄는 네덜란드 출신 거장 츠베덴은 첫 연주회에서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지휘하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 베토벤 교향곡 7·9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4·5번,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등을 들려준다.
KBS교향악단의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다비트 라일란트 음악감독은 올해 2년차를 맞았다. 핀란드 출신의 잉키넨은 오는 28일 말러 교향곡 5번을 시작으로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월튼 교향곡 1번을 거쳐 베토벤 교향곡 9번까지 총 12회 정기공연 중 5차례 지휘봉을 잡는다. 지난해 KBS교향악단의 계관 지휘자로 위촉된 정명훈도 9월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을 지휘한다. 그리고 라일란트는 12일 시즌 오프닝 콘서트를 시작으로 올해 8회 정기공연 중 6차례 무대에 선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올해 베를리오즈, 프로코피예프, 차이콥스키 등 여러 작곡가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차례로 연주한다.
명문 유럽 오케스트라들의 내한 러시
올해 오케스트라의 내한은 양과 질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3대 교향악단으로 꼽히는 베를린 필하모닉과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빈 필하모닉을 비롯해 20개 안팎의 명문 오케스트라들이 한국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포문은 2월에 고음악으로 유명한 베르사유 궁전 왕립 오페라 오케스트라가 카운터테너 3명과 함께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서는 것으로 포문을 연 뒤 3월 정명훈이 지휘하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475년 전통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4회 공연 가운데 2차례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협연, 다른 2차례는 브람스 교향곡 전곡(1~4번)을 들려준다.
이어 3월 밤베르크 심포니(야쿠프 흐루샤 지휘·김선욱 협연), 4월 브레멘 필하모닉(마르코 레토냐 지휘·임지영, 문태국 협연), 5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필립 헤레베헤 지휘)와 룩셈부르크 필하모닉(구스타포 히메노 지휘·한재민 협연), 6월 로테르담 필하모닉(라하브 샤니 지휘·김봄소리 협연)과 루체른 심포니(미하엘 잔데를링 지휘·임윤찬 협연), 7월 함부르크 심포니커(실뱅 캉브를랭 지휘·에스더유 협연), 9월 도이치방송교향악단(피에타리 잉키넨 지휘·손열음 협연), 10월 런던 필하모닉(에드워드 가드너 지휘)과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파보 예르비 지휘) 그리고 오슬로 필하모닉(클라우스 미켈라 지휘·재닌 얀센 협연)과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셰몬 비치코프 지휘·후지타 마오 협연) 공연 등이 이어진다.
11월은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들의 ‘빅 매치’가 이뤄진다. 바로 빈필(투간 소기에프 지휘·랑랑 협연), RCO(파비오 루이지 지휘·예핌 브론프만 협연), 베를린필(키릴 페트렌코 지휘·조성진 협연),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안드리스 넬슨스 지휘),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정명훈 지휘·클라라 주미 강&임윤찬)이 잇따라 내한공연을 열기 때문이다.
솔리스트와 실내악 무대도 주목
새해 한국을 찾는 연주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4월 거장 피아니스트 마우리치 폴리니의 첫 내한공연이다. 폴리니는 당초 지난해 내한 리사이틀을 열 예정이었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공연이 취소됐다. 또 다른 거장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가 6~7월 7번에 걸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곡을 모두 연주하는 리사이틀을 여는 것도 애호가들에겐 놓치기 어려운 공연이다.
이외에 피아니스트로는 다닐 트리포노프(2월)·브루스 리우(3월)·율리아나 아브제예바(5월)·조성진(7월)·선우예권(10월)·유자 왕·이고르 레비트·박재홍(이상 11월)·비킹구르 올라프손·랑랑(이상 12월), 바이올리니스트로는 힐러리 한(5월)·랜들 구스비(6월), 첼리스트로는 요요마(11월), 비올리스트로는 리처드 용재 오닐(12월), 성악가로는 메조 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3월)·소프라노 디아마 담라우(5월)·소프라노 박혜상(6월), 실내악 앙상블로는 레 벙 프랑세(3월)·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6월)·베를린 필하모닉 12첼리스트(7월)·이무지치(12월) 등이 한국 무대에 오른다. 특히 한국 출신으로 해외에서 활약 중인 조성진은 국내 공연 티켓 오픈을 하자마자 매진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남다른 인연을 가진 아티스트들의 무대도 볼 수 있다. 9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정명훈 남매가 11년 만에 한 무대에 선다. ‘정트리오’의 또 다른 멤버인 첼리스트 정명화를 대신해 첼리스트 지안 왕과 함께 트리오 무대를 선보인다. 또 같은 달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는 그의 유일무이한 제자이자 트론하임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로 활동 중인 장한나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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