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관함식 욱일기 논란

Է:2022-10-29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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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동철 논설위원


관함식(觀艦式)은 국가원수가 해상에서 함정들을 사열하는 행사다. 영국과 프랑스가 치른 100년 전쟁 시기인 1346년 영국왕 에드워드 3세가 템스강 하구에 자국 함선들을 모아놓고 상태를 점검한 것이 시초라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엔 주로 자국 해군력을 과시하고 우방국과의 우호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한 군사외교적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우리나라는 1962년 부산 앞바다에서 함정 39척이 참가한 가운데 첫 관함식을 개최했고 정부 수립 및 건군 50주년을 맞은 1998년부터 10년마다 국제관함식도 열고 있다.

일본이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다음 달 6일 개최하는 국제관함식에 우리 정부가 해군 함정을 보내기로 한 결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야기된 한반도 주변의 엄중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해군의 이번 국제관함식 참가가 가지는 안보상의 함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상자위대 깃발이 태평양전쟁 때 일본 군기인 욱일기와 흡사하다는 점을 문제 삼아 참가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사열을 받는 일본 총리가 탑승한 함정에는 해상자위대기가 걸리는데 국제관례상 우리 함정도 그쪽을 향해 경례를 해야 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2018년 10월 제주 국제관함식에서 해상자위대기를 단 일본 함정 참가 허용 여부를 놓고 벌어졌던 욱일기 논란의 되풀이다. 당시 일본은 욱일기 게양을 사실상 불허하는 우리 정부의 방침에 반발해 관함식에 불참했다.

해상자위대 깃발이 항상 논란이 된 건 아니다. 한국이 1998년(진해)과 2008년(부산) 주최한 국제관함식에 일본 함정이 해상자위대기를 달고 참가했고, 일본 국제관함식에도 우리 해군이 두 차례 참가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그렇지 않았다. 지금의 논란은 양국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일 관계 개선 필요성엔 국민들 다수가 공감할 텐데, 현실은 욱일기 논란에 발목이 잡혀있으니 안타깝고 씁쓸하다.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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