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가 본인 및 가족에 대한 검경의 수사를 ‘국기 문란’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특히 경찰이 이달 중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한 것에 대해 “대놓고 정치 개입을 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후보는 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경의 수사 행태와 당 안팎의 ‘사법 리스크’ 공세를 작심 비판했다. 그는 “기소와 수사권을 가진 검찰과 경찰이 그 권한으로 정치에 개입해 영향을 주고 특정 정치세력의 정치적 이익에 복무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이것은 가장 심각한 국기 문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에 맞춰 8월 중순까지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를 끝내겠다는 보도를 봤는데,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대놓고 정치 개입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을 향한 비명(비이재명) 진영의 ‘사법 리스크’ 공격에도 “매우 유감스럽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국민의힘 고발에 따라 수사를 하는 것을 사법 리스크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유감스럽고 서글프다”며 “국민의힘과 검경이 쓰는 공격적 언어를 우리 안에서 쓰는 것 자체가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이 점을 잘못했기 때문에 문제라고 지적해 달라”며 “고발이나 수사를 받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조금 가혹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당 일각에서 제기하는 ‘사당화’ 우려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이미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공당이기 때문에 사당화를 왜 우려하는지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실력과 실적, 경쟁력이 있는 후보라면 확고한 시스템에 의해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받을 권리가 보장된다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며 “너무 본인 공천을 걱정하지 말고, 당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국민과 당원이 기회를 줄 것이라고 믿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도 그랬으니까 이재명도 그러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면서 “이재명은 다르다, 다르기 때문에 다른 길을 통해 여기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가 6·1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대선 결과에 좌절한 분들이 투표장으로 나오시도록 (제가) 지방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는 의견이 있었다”며 “저도 고민 끝에 그런 측면이 더 클 것이라는 판단으로 참여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공천에는 관계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직접 참여가 오히려 지방선거 전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최종 판단을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의원 욕하는 플랫폼’으로 알려져 비난받고 있는 당원 소통 플랫폼 설치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는 “민심과 당심 그리고 여의도의 마음이 너무 불일치한다는 것을 최근 실감하고 있다”며 “자유로운 의사 표명이 가능한 플랫폼을 갖는 게 낫지 않겠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연이은 ‘실언’ 논란을 의식한 듯 사실상의 사과를 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 굉장히 표현을 조심하고 있다”면서 “과장된 표현이 문제가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 더 신중하도록 하겠다. 제 표현의 과함을 양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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