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고충 나누며 서로 위로 받았어요”

기침·오픈발칸, 선교사 자녀 위한 캠프 마련

지난 13일부터 23일까지 불가리아 돌라바냐에서 열린 오픈발칸 주최 선교사 자녀 캠프에서 참가자들이 모임을 갖고 있다. 김아엘 선교사 제공

오현민(19)군은 자신의 속옷까지 가져가 노숙인에게 주는 아버지 오준화 선교사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의 아버지는 2016년부터 미국 애틀랜타에서 캠퍼스 사역을 했고 코로나19 이후 노숙인 선교에 나섰다. 후원 교회가 없어 재정은 늘 부족했고 그 부담은 가족에게 돌아갔다.

오군은 “출석하는 교회에서 쿠바로 단기선교를 갔는데 거기서 복음을 받아들이는 이들을 보고 아버지 사명을 이해하게 됐다. 하지만 힘들 때도 많았다”고 했다. 오군은 부모가 코로나에 확진됐을 때 특히 힘들었다. 주변에 도와줄 사람은 없고 오군이 부모 대신 두 동생을 돌봐야 했다.

오군은 대학 입학을 앞두고 최근 한국에 왔다. 중학교 1학년 때 미국에 간 뒤 6년 만이다. 그리고 지난 27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수원 라비돌리조트에서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주최로 열린 목회자 자녀(PK)와 선교사 자녀(MK)를 위한 캠프에 참여했다.

오군은 “말씀과 기도도 좋았지만 MK들과 이야기해 좋았다”며 “상처의 정도는 달랐지만 그 이유는 모두 같았다. 서로 이야기하며 위로받았다”고 말했다.

MK 돌봄은 기침 교단만 한 게 아니다. 발칸 국가 선교사 단체인 ‘오픈발칸’은 앞서 지난 17~23일 불가리아 돌라바냐에서 불가리아 알바니아 코소보 크로아티아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등 7개국 선교사와 52명의 MK 등이 참여한 캠프를 진행했다.

불가리아 김아엘 선교사는 “신청서에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걸 적어서 내게 한다. 캠프 기간 선교사들은 아이들에게 헌신하며 발칸의 작은 한국 느낌이 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김 선교사는 이달과 10월 열리는 코스테와 발칸 포럼 준비 등을 위해 자녀들과 한국에 왔다. 김 선교사의 막내딸인 김혜랑(13)양은 “부모님이 지방에 계시는 동안 친구 집에서 지낼 예정”이라고 했다. 불가리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김양이 한국에 친구가 있을 수 있었던 건 MK캠프 덕이다.

기침이나 오픈발칸처럼 MK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이전부터 있었다. 지난해 한국위기관리재단에서 진행한 ‘위기에 처한 MK위기관리 포럼’에서 VMK 강아론 간사는 “선교사들은 훈련받고 떠나지만, 자녀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부모를 따라 어린 나이에 한국을 떠난다”며 “한국에 와도 언어 환경 문화가 달라 외롭다. 이들을 도와야 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VMK는 MK의 자살 소식을 접한 MK들이 2015년 자발적으로 모여 같은 처지의 이들을 섬기며 돌보는 단체다.

김 선교사는 “국가별 대륙별 선교사가 MK를 위로하는 캠프 등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수원=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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