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서도 자칭타칭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핵심 관계자) 인사들에 대한 영입 경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윤 당선인이 검사 출신인 점에 착안한 기업들은 검찰 출신 인사들이 영입대상 1순위다. 새 정부 출범에 대비한 ‘보험용 인사 영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이들의 영입 효과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대기업들이 조금이라도 연이 닿아 있는 검찰 인사를 전면에 배치하면서 노골적인 정권 줄서기를 시작하고 있다”며 “공정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던 윤 당선인의 국정철학에 반하는 것 아닌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포스코홀딩스는 김영종 법률사무소 호민 대표변호사를 법무팀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김 변호사는 윤 당선인과 사법연수원 동기(23기)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김 변호사의 포스코 법무팀장 영입은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며 “재계가 보험용으로 검찰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로서도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한 달을 맞아 가졌던 ‘검사와의 대화’에서 노 전 대통령과 언쟁을 벌인 일로 유명하다. 노 전 대통령이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거죠”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던 검사가 김 변호사다.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장면을 두고 “목불인견”이라고 표현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을 나온 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의 윤리위원장과 선거관리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야당 측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추천됐다.
그러나 김 변호사가 이번 대선 과정에서 윤 당선인의 캠프에서 활동하지 않아 윤핵관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김 변호사 외에도 검찰 인사들의 기업행은 이어지고 있다.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은 한화의 사외이사, 조상철 전 서울고검장은 롯데쇼핑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됐다. ‘윤 당선인의 멘토’로 불리는 정상명 전 검찰총장도 효성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정현수 박세환 이상헌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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