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전국 50만여명의 수험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다. 수능과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로 이중고를 겪어온 수험생들이 애틋하고 고맙다. 그러나 수능과 함께 이단 포교의 성수기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에 불안도 교차한다. 수능이 끝나는 순간부터, 그리고 수능 성적 발표가 있는 12월 10일을 전후로 수험생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이단들의 연례행사가 시작된다. 이단 예방과 대처를 위한 절체절명의 시간이다.
이단들은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에게 지연 학연 인맥을 총동원해 ‘친절’하게 다가와 ‘친밀’한 관계를 만들고, ‘치밀’한 맞춤형 미혹을 시작한다. 수능을 끝낸 안도감과 후련함, 대입에 대한 불안과 기대를 십분 활용하며 수험생들에게 다가온다.
수험생들에게 다가오는 대표적인 캠퍼스 이단들이 있다. 이들의 주된 특징은 자신들의 정체를 위장하고 접근한다는 점이다. 다종교 한국사회에서 자신의 소속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접근하는 종교단체는 대부분 이단·사이비로 봐도 무방하다.
수시와 정시 면접이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시기에는 이단들의 위장과 거짓말이 캠퍼스에 난무한다. 신천지는 수험생들에 대한 사전정보와 거짓말을 동원해 모략 포교를 펼친다. 치밀하게 설계된 ‘우연한 만남’을 가장해 접근한다. 신천지의 이러한 행위가 ‘사기 범행의 기망이나 협박 행위와도 유사’하다는 법원 판결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JMS는 최신 문화 유행으로 위장하고 접근한다. 공공행사를 지원하는 모델 의전 댄스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광고를 통해 흥미를 유발하거나 심지어 아이돌그룹을 만들어 공연까지 펼치며 미혹한다. 대학가 주변에서 대학생활 안내, 스피치 특강 등을 홍보하며 여성들에게 주로 접근한다. 거의 모든 대학에서 위장 동아리를 만들어 합법적으로 활동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IYF(국제청소년연합)는 각종 문화행사와 해외 봉사활동, 영어 말하기대회, 그라시아스합창단 공연이나 영화관람 등을 매개로 접근한다. 행사 후에는 개별 상담을 통해 지속적인 관계 형성을 시도한다. 최근에는 공공기관이나 공교육 현장에서 ‘마인드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학 신입생들이 기독동아리를 만나는 것보다 IYF 포교 전단이나 행사를 접할 확률이 더 높다.
하나님의교회는 캠퍼스 주변에서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접근한다. 코로나19 전에는 번화가뿐 아니라 대학가 주변 자취방을 찾아다니며 태블릿PC를 들고 공격적인 방문 포교를 진행했다. 최근 하나님의교회 대학생 봉사조직인 ASEZ는 막강한 재정과 조직력을 갖추고 국내외 구호 봉사활동을 하며 포교와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를 전후로 캠퍼스 이단들의 포교방식도 진일보했다. 고화질과 고음질로 무장하고 유행을 따르는 콘텐츠로 무장한 비대면 포교가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물인터넷 환경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SNS 유튜브 브이로그 카톡 등을 통한 이단들의 포교 교육 관리 통제 홍보가 온라인상에서 한꺼번에 이뤄지고 있다.
캠퍼스 이단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교회학교 고등부의 ‘3+1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3년의 고등부 교육을 마치면 교회교육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추가로 1년 동안 영적 ‘애프터서비스(사후관리)’를 제공해야 한다. 고등부 교역자와 교사들이 학부모와 함께, 수험생들의 대학 새내기 기간 1년 동안만이라도 학교와 신앙생활을 예의주시하고 따뜻한 관심을 보여준다면 다음세대들을 이단의 미혹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다. 수능은 교회교육의 ‘종착지’가 아니라 평생 신앙교육의 ‘출발점’이다.
탁지일(부산장신대 교수·현대종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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