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sex)은 생물학에 근거한다. 성은 몸의 구조에 따라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원적으로 구분한다. 즉 인간은 남자 아니면 여자이다. 남자가 여자처럼 보이고 여자처럼 행동하고 스스로 여자라고 느끼고 생각해도, 남자는 남자다. 반대로 여자는 여자다. 극히 드물게 생물학적으로 남자의 특성과 여자의 특성이 혼재돼 태어나는 사람이 있다. 이는 간성(intersex)이라 하는데, 병적 기형으로 치료를 하면 된다.
젠더는 생물학적 요인보다 남성 또는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표현을 성의 본질로 삼는 개념이다. 젠더 개념이 언어 담론 합의 반복수행 등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이다.(socially constructed)
남자 또는 여자의 사회적 역할은 시대와 지역, 문화에 따라 다르다. 개인의 선택에 따라 다양하기에 유동적이다. 이 다양성 때문에 젠더의 종류도 다양하다.
우선 한 개인의 생물학적 성과 젠더가 일치하는 경우를 시스젠더(cis gender)라 한다. 대부분 사람은 시스젠더로서 시스 남성(cis man), 아니면 시스 여성(cis woman)이다. 시스젠더 용어는 트랜스젠더에 대응해 만든 말로, 실상은 필요 없는 용어이다.
한편 트랜스젠더(trans gender)는 반대 성의 정체성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경우다. 즉 남자가 자신이 여자라고 느끼거나 여자라고 생각하고 심한 경우 여자라고 믿는 사람을 트랜스여자(trans woman)라 한다. 여자가 자신은 남자라고 느끼거나 남자라고 생각하고 심한 경우 남자라고 믿는 사람을 트랜스 남자(trans man)라 한다.
이런 트랜스젠더 사람들을 과거에는 정신의학적으로 질병으로 봤는데, 당시 병명은 성정체성 장애였다. 젠더 개념이 보편화한 이후에는 젠더정체성 장애라 했다.
이제는 트랜스젠더가 정신장애가 아니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래서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는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매뉴얼 제5판’, 즉 DSM-5에서 젠더불쾌증(gender dysphoria)이라는 타협적인 병명을 만들었다. 트렌스젠더가 생물학적 섹스를 나타내는 자신의 몸에 대해 불쾌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그들의 표현을 빌리면 자신은 남자인데 여자 몸에 갇혀 있어 불쾌하다는 식이다.
‘국제질병 분류-11판’에서는 2019년부터 젠더불쾌증을 젠더불일치(gender non-congruence)라고 명명하고, ‘성적 건강’이라는 카테고리에 두었다. 병명이 아닌데 병명 목록에 포함한 것은 성전환 수술을 해주기 위해서다. ‘한국 표준 질병 사인 분류’에서는 아직 국제질병분류 제10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젠더불쾌증이라는 병명을 쓴다.
트랜스젠더는 트랜스이기는 해도 남성 아니면 여성이다. 즉 이원적이다. 이를 이원적 젠더(binary gender)라 한다. 90년대부터 젠더가 남성도 여성도 아닌, 즉 이원성의 중간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또 그 이원성의 바깥에 있거나 젠더가 2개 이상이거나 또는 젠더가 계속 변하거나 아예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나왔다. 이런 비이원적 젠더(non-binary gender) 정체성을 가지는 경우를 젠더퀴어(genderqueer)라 부른다. 현재 젠더퀴어는 50개 이상 보고되고 있다.
요즘 제3의 젠더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젠더라는 의미다. 주로 비서구 문화권에서 보고되는 비전형적인 젠더로, 조사에 의하면 성기가 손상된 사람(고자), 간성, 트렌스젠더, 젠더퀴어 등을 아우르는 개념 같다. 서구 사회에는 그냥 이유 없이 자신은 제3의 젠더 정체성을 가진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는 성(젠더) 평등법, 차별금지법이 추진되고 있다. 매우 모호한 젠더를 모두 포함하고 일일이 법적으로 정의하는 일은 매우 매우 곤란한 일이 될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말씀하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영어 성경으로 보면 고린도전서 6장 9절에 ‘여성 노릇을 하는 사람들’(the effeminate)이 나온다. 이는 메리엄 웹스터 사전에 의하면 “남자가 전통적으로 여성과 관련된 정신적 특징을 가지는 것”이다. 이는 트랜스 여자일 수 있다. 성경은 이들을 “불의한 자”라고 말씀하신다.
민성길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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