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오페라극장으로 꼽히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MET)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휴관 기간을 연장했다. MET는 2020-2021 시즌을 통째로 쉰 뒤 내년 9월 2021-2022시즌부터 공연을 재개할 계획이다.
뉴욕타임즈 등 미국 언론은 23일(현지시간) “MET가 올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갈라 콘서트와 함께 2020-2021시즌을 재개하려던 방침을 바꿔 남은 기간 모두 공연하지 않기로 정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던 지난 3월 중순부터 일정을 취소한 MET는 공연 재개 시점을 놓고 고심해 왔다. 하지만 아직 실내 공연을 재개할 정도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2021-2022시즌부터 문을 열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MET는 현재까지 공연 중단으로 1억5000만 달러(1744억원) 상당의 재정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고정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연주자, 합창단원, 직원 등 1000여명도 무급휴직 상태다. 피터 겔브 MET 총감독은 “극장에 관객들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최고의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동시에 각종 운영비도 절감해야 한다”며 재정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MET가 내년 9월 무대에 올릴 시즌 개막작으로는 재즈 트럼펫 연주자로도 활동하는 흑인 작곡가 테런스 블랜차드의 ‘파이어 셧 업 인 마이 본스’가 낙점됐다. MET가 흑인 작곡가의 오페라를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ET는 당초 이 작품을 시즌 후반에 예정했었지만 최근 인종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개막작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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