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에 미자립교회 ‘사면초가’

Է:2020-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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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는 흩어져 있고, 당장 월세 걱정에, 대면 전도 못하고, 사태 끝난 후도 막막…

대구 하늘빛교회 김기화 목사(오른쪽)가 8일 오전 교인들과 함께 예배당에서 예배를 녹음하고 있다. 3주째 오디오 예배를 드리고 있는 교회는 10일 이사를 한다. 이날 몇몇 교인들이 짐정리를 위해 교회를 찾았다가 함께 예배하고 있다. 하늘빛교회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월세도 내지 못하는 작은교회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 예배를 드리기로 하면서 각 가정으로 흩어진 교인들이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 돌아올지도 걱정이다. 이들 교회와 아픔을 나누며 도움의 손길을 내민 교회와 단체들은 더 많은 교회의 동참을 당부했다.

대구 하늘빛교회 김기화 목사는 9일 “이번 사태로 장애가 있는 교인과 교회 모두 큰 어려움에 빠졌다”고 호소했다. 시각장애인인 김 목사는 2011년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회를 개척했다. 그는 현재 40여명의 교인과 함께 목회하고 있다.

교회는 지난달 23일부터 ‘오디오 예배’를 드리고 있다. 3주 동안 김 목사는 예배를 녹음해 교인들에게 보내고 있다. 그는 “대구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적지 않은 교인이 직장까지 그만뒀다”면서 “교인 대부분이 안마사인데 감염에 대한 공포로 손님들이 접촉을 꺼리면서 일을 쉬거나 그만둔 경우도 있다. 교인 심방을 하고 싶어도 만나기 어려우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한 달 가까이 교인이 모이질 못하니 월세 부담도 커졌다. 작은교회들은 헌금 대부분이 임대료나 관리비로 나간다. 교인들이 모일 수 없으니 재정 압박이 크다.

경기도 안양에서 실버 목회를 하는 이윤호 한아름교회 목사도 사역을 잠정 중단했다.

이 목사는 “콩나물 전도나 노방전도 등을 했는데 모두 중단했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져도 어르신들이 교회에 다시 나오지 않을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5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지역 어르신들을 만나 복음을 전했는데 그걸 못하는 게 안타깝다”면서 “어르신들 건강 때문에 전화심방을 하고 싶어도 전화기가 없는 분들은 이마저도 어렵다. 기도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용인에서 목회하는 A목사는 “작은교회들은 코로나19 같은 대형 재난을 버텨낼 기본 체력이 약하다”면서 “몹시 힘들지만, 기도하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사태가 4월 이후까지 이어지면 정말 답이 없다”면서 “30명 남짓한 교인들이 흩어질까 봐 걱정이 크다. 버티는 것도, 사태가 진정된 이후도 모두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신천지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대면 전도의 길이 막힐 것 같다”면서 “부활주일부터 본격적으로 전도를 시작해야 하는데 막막하다”고 밝혔다.

다만 교인과의 관계가 끈끈해지는 건 뜻밖의 결실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6일에는 영상회의 애플리케이션으로 교인 8명과 온라인 목장모임을 했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이렇게라도 모임을 하니 평소보다 은혜가 컸다”고 전했다.

작은교회의 어려움에 공감해 월세를 지원하는 등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교회나 단체도 늘고 있다. 제자훈련 목회자 네트워크 칼넷(CAL NET 이사장 오정호 목사)은 대구·경북의 100개 미자립교회 임대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칼넷은 지난 3일 대전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에서 긴급이사회를 갖고 1억원을 대구·경북 지역 교회 임대료 지원에 전액 사용키로 했다. 오정호 목사는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착한 건물주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미자립교회가 속해 있는 건물주들 중에는 그런 예가 많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 그래서 지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성남의 대형교회 목회자들도 지난 5일 모임을 갖고 작은교회 임대료 지원을 결정했다.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는 “월세를 부담해야 하는 작은교회들의 사정이 특히 어려워 성남 지역 목회자들이 월세 지원을 결정했다”면서 “더 많은 교회가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강남중앙침례교회(최병락 목사)도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를 통해 지난 3일 교회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낸 구제헌금 1억원을 대구와 경북지역 50여개 개척교회에 지원했다. 대구 구미 김천 경산 청도 등의 기침교단 소속 교회는 76개다. 이 중 교인 50명 미만으로 재정 자립도가 낮은 47개 교회는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목회 사례비는커녕 교회 월세도 충당하기 어렵다. 최병락 목사는 “교회 월세로 사용해도 좋고 목회자 생활비로 써도 좋다”면서 “피해 상황이 제각각인 만큼 사용처는 묻지 않을 것이고 교단이 교회 상황에 따라 적절히 사용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장창일 서윤경 최기영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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