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교육은 교인들이 삶 속에서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도록 교육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교회교육은 교인을 길들이기 위한 교육이 돼 버렸다.”
한경미(47) 한신대 겸임교수는 11일 서울 강북구 한신대 신학대학원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0 기장신학대회’에서 현 교회교육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성서 지식 전달, 교회 내 헌신을 강조하는 교회교육에서 벗어나 삶을 지향하는 교회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현재의 교회교육에선 아는 것과 행하는 것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봤다. 교회교육을 담당하는 사역자 및 교사들 모두 교회교육의 목적이 삶의 변화에 있음을 알지만, 삶의 변화 기준을 교회 생활로만 한정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가 최근 4년간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24개 교회 총 254명의 교회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96%가 교회교육 필요성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 삶의 변화를 꼽았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삶의 변화 척도로 예배 집중도, 주일 성수, 교회 행사 참여 등 교회 생활을 들었다. 학습자의 일반 생활과 관련된 변화를 든 답변은 전체 응답의 9%에 불과했다.
한 교수는 “다수의 교사가 학습자들이 교회 생활을 잘해야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교사들이 학습자들에게 바른 신앙인의 자세를 교육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학습자들은 무언의 강요로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의 이런 생각 역시 교회 공동체 안에서 오랫동안 학습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그는 “그동안 교회는 교회 안에서 열심히 봉사하는 태도를 성숙한 신앙인의 자세로 제시해 왔다”며 “교사들의 이런 생각이 전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생각의 틀을 넓혀 헌신을 교회 안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곳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능동적으로 비판적 분석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신앙의 질적 성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유아에서 청소년까지로 돼 있는 교회학교 제도를 장년과 노년층까지 평생교육 차원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학습자의 신앙발달과 삶의 주기에 따라 단계적, 지속적 교육이 이뤄질 때 이들이 준비된 교사가 되고, 이들을 통해 미래세대가 잘 성장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한 교수는 내다봤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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