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유학생 1000여명이 다니는 영남권의 한 국립대에는 비상이 걸려 있다. 조만간 중국인 유학생들이 물밀 듯이 들어오는데 감당 가능할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유학생 50여명을 특별 관리하고 있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이 발생한 시점에 중국으로 나갔다가 들어왔던 학생들이다. 100명 정도는 춘제 연휴에도 국내에 머물렀으니 앞으로 800명 정도가 대학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이 대학은 중국인 유학생이 입국한다는 연락을 받으면 공항으로 마중을 나가 기숙사로 데려오고 있다. 1인 1실을 제공하고, 되도록 문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당부하고 있다. 식사는 도시락을 배달시켜 준다. 학생들이 심심하지 않도록 새로 와이파이도 깔았다. 간호사를 고용해 하루 두 차례 발열 체크도 한다. 대학 관계자는 “만반의 준비는 하고 있다. 한 명이라도 신종 코로나가 발생하면 악몽이다”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우려로 대학마다 중국인 유학생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비수도권 대학들은 국내 학생 수 감소 때문에 앞으로도 중국인 유학생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다. 내국인 학생과 지역 사회의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를 불식시키면서도 중국인 유학생 비위를 맞춰주는 묘수를 찾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9일 교육부에 따르면 국내 유학생은 16만165명이다. 이 가운데 중국인은 7만1067명(44.4%)이다. 지난 3일 기준으로 중국인 유학생 9582명은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3일 사이 국내로 들어온 상태다. 춘제 연휴와 겨울 방학에 중국으로 가지 않고 국내에 머문 학생과 중국에서 출국하지 못하는 인원 등을 고려하면 대략 5만명가량 국내로 들어오게 된다.
대학 사회의 위기감은 상당하다. 한 호남권 사립대 관계자는 “대학생은 움직임이 왕성하다. 유학생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영화도 보고 클럽도 간다. 이들을 억지로 가둬놓을 공간도 마땅치 않고 이들을 홀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학생 수 감소의 직격탄을 맞는 지방대 입장에서는 중국인 유학생을 유치할 수밖에 없다. 유학생은 내국인처럼 등록금 규제도 없다.
그러나 중국인 유학생들도 수도권 대학들을 선호하므로 경쟁적으로 중국인 유학생 모시기에 나서는 실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주 중으로 중국인 유학생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예정이다. 일단 기숙사에 수용해 자율 격리를 실시하고 여의치 않으면 대학 연수원 등을 활용하고 이들 대학에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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