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16 대책 이후 서울 매매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전세 및 반전세 계약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전세시장에서도 신축 강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입주한 2년차 서울 새 아파트 단지들의 전셋값 인상액이 평균 대비 7배 이상 높게 나타나 대출 제한을 받은 세입자들이 인상액을 반전세로 부담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3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기준 입주 2년차 2018년 아파트 460개 단지, 34만 가구를 대상으로 2018년 대비 가구당 평균 전세금 인상액은 3278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들 단지의 전국 가구당 평균 전세가격은 2년 전 2억8400만원에서 11.5% 오른 3억1700만원이었다. 반면 전체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전세가격은 2년 전 대비 146만원 오른 2억4600만원으로 구축 대비 신축 전셋값 상승폭이 월등히 컸다.
특히 지난해 전세가격이 올랐던 대전(2.1%), 세종(1.3%), 대구(1.2%), 서울(0.1%) 주민들의 부담이 커졌다. 이들 네 곳의 입주 2년차 평균 전세보증금 인상액은 6000만원으로 전국 평균의 두 배에 달했다. 서울의 경우 입주 2년차 아파트 가구당 평균 전세가격은 7억9000만원으로 서울 평균 전세가격(4억7700만원)보다 1.6배 높았고, 보증금 인상액은 1억400만원으로 서울 평균 인상액(1500만원)보다 7배나 더 뛰었다.
2018년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1990년 이후 역대 최대인 45만가구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10년 만에 0.65% 떨어졌었다. 이 시기 첫 입주한 아파트 세입자들은 매매가격 대비 낮은 전세가율의 혜택을 받았던 만큼 전세 재계약이 도래하는 올해 전세금 인상액 대폭 상승이 예견돼 왔다. 이에 더해 한동안 안정세였던 전세시장이 고강도 대출 규제로 상승가도를 걷고 있는 만큼 그간 신축 매매가격 상승분에 발맞춰 전세가격도 일종의 ‘갭 메우기’가 계속되는 분위기다.
전세보증금이 1억원 이상 오른 곳 역시 매매가격이 급등한 지역과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 서울 강남 3구의 입주 2년차 신축 전세가격은 2억원 넘게 오른 송파구를 위시해 강남구(1억1870만원), 서초구(1억1160만원) 등이 크게 올랐고 수도권에선 경기 과천(1억1544만원)이 1억원 넘게 올라 강남에 준하는 전세 급등 현상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청약 대기, 집값 부담에 따른 전세 선호, 재개발·재건축 이주 등이 겹쳐 서울·수도권 전세 수요는 한층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급격히 식어가는 주요 지역 매매거래량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계약일 기준으로 1800건에 그쳐 지난해 12월 8005건에 비해 77.5% 감소했다. 강남권과 ‘마용성’ 등 고가아파트 위주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 컸다. 전세매물 부족에 따른 국지적인 전셋값 상승세, 반전세나 월세 계약 증가 등도 향후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각종 정책 규제와 고가 1주택 소유자들의 전세 대출 옥죄기 등으로 자가 회귀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 속에 전세 매물 또한 줄어드는 경향이 감지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지난 10월부터 줄어 12월 전세 거래량이 7128건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반전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1528건으로 전월(1139건) 대비 34% 증가했다.
이미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전문위원은 “전세계약 연장을 앞둔 세입자들은 추가로 전세자금대출이 가능한지를 점검해보고 반전세나 월세로 갈아탈 것인지, 현재보다 자금을 낮춰 이사할지 등 철저한 자금 계획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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