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정치 리더십·패러다임·세대 교체를 복귀 일성으로 내세웠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할 때가 왔다”며 창당 가능성도 열어뒀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안 전 대표를 전격 지원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히면서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안 전 대표는 9일 안철수계 의원들이 주최한 ‘한국 정치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미래 비전이나 미래 담론은 들어볼 수 없다. 미래를 고민하지 않는 나라는 미래가 없는 나라”라며 “문제의 중심에는 편 가르고 국민 분열시켜 자기들 정치 권력을 유지하려는 낡은 정치가 있다. 이미지 조작에만 능하고 국민보다 자기편 먹여 살리기에만 관심 있는 낡은 정치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 개혁의 목표 세 가지를 언급했다. 그는 “분열의 리더십을 통합의 리더십으로 바꿔야 한다. 지역주의가 결합해 우리 정치를 지배해 온 이념과 진영의 패러다임을 실용 정치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전면적인 세대교체로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할 때가 왔다. 담대한 변화의 밀알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안 전 대표가 당원과 안철수계 의원을 향한 메시지를 보내면서 바른미래당 복귀가 가시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당권을 내려놓지 않고 있는 손 대표를 신뢰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바른미래당 내 세력을 결집해 신당을 창당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그럴 경우 손 대표를 주축으로 한 바른미래당 일부와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이 통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복귀한 이후 거취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안 전 대표가 중도개혁 정당의 총선 승리에 큰 역할을 하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 역할과 책임을 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본인의 거취와 앞으로의 노선에 대한 질문에는 “안 전 대표가 돌아오면 같이 의논할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민주평화당, 대안신당과의 연합·연대와 관련해서는 “결국 같이 갈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자칫 호남세력 연합으로 비치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학규계 일부와 정동영계 등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이 다 합쳐야 한다”며 “안 전 대표는 저쪽(보수 진영)으로 가니까 기대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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