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에서 칼국수를 파는 가게 28곳은 밀가루와 소금, 김치 등을 함께 사들인다. 공동구매로 조금이라도 싼값에 식재료를 구입하는 것이다. 방아머리상인연합회를 결성한 이들은 2016년 협동조합을 만들어 ‘제면소’도 운영하고 있다. 공동구매로 국산 밀을 시중 가격보다 싸게 사고, 직접 제면소를 운영해 ‘면’을 뽑는 비용을 낮추는 구조다. 28%에 이르는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이처럼 외식업체들이 공동구매를 앞세워 식재료 구입 비용을 줄이고 있다. 매출이 늘어도 식재료 구입 비용이 커지면 실제로 얻는 이익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7년 외식업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2% 증가했지만, 영업비용이 14.2%나 늘었다. 매출보다 영업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실제 영업이익률은 감소했다. 영업이익을 깎아 먹는 주범은 식재료다. 외식업체들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식재료비 상승을 꼽는다. 이어 인건비 상승, 경쟁 강도 등을 어려움으로 지목한다. 외식업체가 식재료를 사들이는 주된 경로는 식자재 마트를 통한 구매(29.1%)다. 개인 도매상 비중은 27.4%, 농수산물도매시장은 12.4%, 유통법인은 6.9% 등이다. 일반적으로 농산물 유통 비용은 출하에서 도매, 소매 단계까지 소비자 구입 비용의 최대 44.4%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외식업체는 식재료 구입 비용을 줄이는 데 사활을 건다. 최근에는 여러 가게들이 뭉쳐 공동구매를 하는 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부도 방아머리상인연합회의 경우 칼국수에 들어가는 국산 밀을 시중 가격(1포 기준 5만7000원)보다 싼 4만1000~4만3000원에 사들이고 있다. 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공동으로 제면소를 설립해 면을 뽑을 때도 비용 절감이 이뤄진다. 이 제면소에서는 국산 밀면을 시중 가격(1인분 기준 1300원)보다 42% 저렴한 750원에 만들고 있다. 채만식 대부도 방아머리협동조합 이사장은 “2014년 우수외식업지구로 지정되면서 공동구매 시스템을 구축해 실행하고 있다”며 “2016년부터 제면소도 만들어 회원사에 국산 밀면을 공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구매 시스템이 주목을 받자 공공기관도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농식품부는 201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식재료 공동구매 지원을 내년에 확대한다. 복수의 외식업소로 구성된 단체와 조직이 공동구매에 나서면 관련 비용을 지원한다. 인건비, 물류비, 창고임차비, 교육·컨설팅비, 현장점검비, 운영비 등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다. 1000만원 한도 내에서 총 실집행금액 100%를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500만원이었던 한도는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포함해 배로 늘어난다. 지원 대상은 50곳이다.
엄대현 포항설머리물회지구 총무는 “저희 외식지구는 모든 회원사가 ‘물회’라는 같은 음식을 팔고 있어 올해 정부의 공동구매 사업을 통해 경북 상주나 포항 등에서 쌀을 구매했다. 내년에는 소규모 다품목으로 공동구매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규태 초당두부마을국산콩지킴이 대표는 “식당들이 개별 구입한 콩을 보관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는데, 공동구매 사업을 통해 저온저장고를 지원받아 합리적으로 콩을 구매·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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