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민병헌을 최근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지에서 만났다. 롯데는 올 시즌 중·하위권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민병헌은 “진짜 (우리팀이 올해) 잘 할 것 같다”고 했다. 더 나아가 “계속해서 성적이 좋지 않아 의심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정말 잘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왜 이런 호언장담을 내뱉을까. 그는 “분위기가 지난해보다 더 좋다. 아픈 선수도 별로 없다”고 했다. 민병헌은 특히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롯데에 두산 베어스의 향기가 묻어난다”고 했다. 민병헌은 2006년 두산에서 데뷔한 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롯데에 왔다. 그는 “두산은 선수들끼리 치열한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그래서 새로운 선수들이 계속 나오고,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다”며 “올해 우리 팀에서도 이런 모습이 보인다. 열심히 경쟁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지난해엔 젊은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공식 훈련을 마치면 대부분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민병헌은 “올해는 선수들이 스스로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저녁에도 자발적으로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을야구에 대한 의지도 대단했다. 데뷔 14년 차인 민병헌은 올해까지 세 번을 제외하고 모두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그 세 번째가 지난해였다. 민병헌은 “지난해 너무 아쉬웠다. 다른 팀 경기를 보긴 했지만 열심히 보지 않았다. 화도 났다”고 회고했다. 그래서 어린 선수들에게 “야구 일찍 끝나면 재미없잖아. 엄청난 긴장감과 많은 관중 속에서 경기하는 거 진짜 재미있다”고 자주 말해준단다. 민병헌은 “야구는 팀이 움직이는 것”이라며 “1번이고 9번이고 맡겨만 주면 열심히 하겠다. 가을야구를 꼭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찬스 때 좀 약했다고 했는데 그런 말이 안 나오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장인 양상문 감독도 “올해 분명히 우리 선수들의 포텐(잠재력)이 터진다”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했다. 양 감독은 구체적으로 투수 중에선 장시환과 윤성빈 박시영 진명호 이인복, 타자 중에선 고승민과 정준혁 허일을 꼽았다. 양 감독은 “우리 팀에 아직 젊고 이름이 안 알려진 선수가 많다”며 “(전지훈련에서) 심혈을 기울였다.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폭발시키기 위해 주문을 강하게 했다. 이제 터져 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인 양 감독은 2005년 성적 부진으로 롯데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14년 만에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그래서 올해 임하는 각오가 더 남다르다고 했다. 그는 “고향 팀을 맡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는데 기회가 와 더 절실하다”며 “부산 팬 앞에서 가을야구를 하는 것은 물론, 선수 육성도 잘 해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
오키나와=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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