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운영 업체와 손 잡은 ‘남달라’ 박성현, 이미지 괜찮을까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여성 골퍼 박성현(26)으로부터 7일 두 가지 커다란 소식이 날아들었다. 먼저 박성현은 역대 최고 금액으로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또 자신의 우상이었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와 감격적인 첫 만남을 이뤘다.

하지만 메인 스폰서 계약 체결을 놓고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성현의 매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은 박성현이 필리핀의 ‘솔레어 리조트 앤 카지노’와 계약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박성현은 계약 기간인 2020년까지 2년간 솔레어(Solaire) 로고를 달고 활약한다.

문제는 메인 스폰서에 ‘카지노’라는 명칭이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박성현이 해외 카지노를 운영하는 업체의 로고를 모자에 달고 필드를 누비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유명 선수·연예인들 사이에선 도박·대부업체와 손을 잡는 것은 금기로 통한다. 프로야구 구단 키움 히어로즈는 2015년 대부업체와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려다 여론의 반발로 철회했다. 배우 고소영도 그 해 일본계 대부업체 광고에 출연해 큰 비난을 받았고, 결국 출연계약을 해지했다.

하지만 박성현 측은 실제로는 카지노 업체와 손을 잡은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솔레어는 전 세계에 여러개의 호텔과 투자회사를 경영하는 블룸베리 리조트 코퍼레이션의 자회사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블룸베리 리조트 코퍼레이션과 계약했다는 것이다. 또 이 호텔의 회장은 필리핀 마닐라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항만운영사인 ICTSI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는 게 박성현 측의 설명이다. 세마스포츠마케팅 관계자는 “쉽게 설명해 일반 대기업에 여러 개의 자회사가 있는 것처럼 솔레어도 블룸베리 리조트 코퍼레이션의 자회사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는 솔레어 홍보를 위해 이 호텔의 로고를 달기로 했다”며 “만약 내년에 다른 자회사의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하면 로고를 바꿀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현 측은 이런 점을 감안한데다 상대가 국내업체 보다 월등히 높은 금액을 제시해 메인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한다. 박성현의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세마스포츠마케팅측이 계약금액에 대해 ‘역대 최고 대우’라고 밝힌 것을 고려하면 박성현은 최소 연간 30억원 이상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역대 국내 여자 골프 최고 대우는 2002년 박세리와 CJ가 맺은 연간 30억원이다.

한편 박성현은 이날 자신의 우상인 우즈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박성현은 전날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있는 메달리스트 골프클럽에서 우즈와 골프용품 업체 테일러메이드 광고 촬영을 했다. 박성현은 “초등학교 시절, 골프를 처음 할 때부터 좋아하던 선수와 한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지금 이 순간을 믿을 수 없다”며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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