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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냉전 부르는 푸틴의 ‘서구 파괴 공작’

유럽연합(EU) 16개국과 미국, 캐나다, 호주, 우크라이나 등 세계 23개국이 러시아 외교관 120여명을 추방하기로 했다.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혹 때문이다. 특히 미국 백악관은 냉전이 한창이던 1986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 이후 최대 규모인 60명을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또 미 잠수함 기지를 정탐하는 스파이 본부로 지목된 시애틀 주재 러시아 영사관도 폐쇄한다. 이미 영국이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한 것을 합치면 쫓겨나는 러시아 외교관은 140명이 넘는다.

러시아도 관례대로 ‘이에는 이’식으로 외교관 추방에 나설 것으로 보여 냉전기 서방과 소련 간 외교관 추방전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움직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기도해 온 비군사적 방법을 통한 서구 파괴 행위에 대해 서방이 강력히 반격한 것이다. 푸틴은 2013년 말 우크라이나 내분 사태 개입을 신호탄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서방의 집단안보체제 해체, 민주 인권 등 서구적 가치의 훼손을 집요하게 시도해 왔다. 사이버 해킹 등을 통해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공작’을 했으며, 프랑스 대선에서도 같은 시도를 했다.

이와 관련해 세계가 냉전으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물음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현재는 서구와 공산 블록 간 군사적 긴장과 대리전, 핵전쟁 위험 등 과거 냉전기의 특징과는 거리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제 규범을 따르지 않고 예측 불허인 푸틴으로 인해 국제 질서의 불확실성이 냉전 때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 북한 핵 문제 해결, 외교 다변화 등을 위해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 규범과 가치를 무시한 채 이익만 좇아 움직이는 푸틴 대통령의 위험한 기도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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