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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동맹은 피로 맺어졌다”고 강조한 문 대통령

“장진호 전투 기념비 앞에서 미군에 감사의 뜻 전해…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동맹균열 우려 씻어내야”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국립해병대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헌화 뒤 기념사에서 “저는 한·미동맹의 미래를 의심하지 않는다. 한·미동맹은 더 위대하고 더 강한 동맹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방미의 첫 공식 일정으로 이곳을 방문한 것은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 장진호 전투는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겨울 함경남도 장진호에서 미 제1해병사단이 중국군 7개 사단에 포위돼 전멸 위기에 처했다가 2주 만에 극적으로 철수에 성공한 전투다.

미 전쟁사에서 가장 고전했던 전투로 기록될 정도로 처절했지만 흥남철수작전을 가능케 했다. 당시 1만4000명 피란민에는 문 대통령의 부모도 포함돼 있었다. 문 대통령은 “2년 후 저는 빅토리호가 내려준 거제도에서 태어났다”며 “장진호 용사들이 없었다면, 흥남철수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장진호 전투 기념비 참배는 미 국민들에게 주는 울림이 남다를 것이다.

미국은 지금까지도 숨진 장병들의 유해를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노력할 만큼 이 전투를 잊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대통령이 미국에 와서 미군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자신이 없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한 것이다.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연기 논란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 발언 등으로 빚어진 동맹 균열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는데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기내 기자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어쨌든 성공하고 돌아와야 한다. 양 정상 간의 신뢰와 연대, 우의를 구축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장기간의 한·미 정상외교 공백을 회복하고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공조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이 간담회에서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해서는 보상이 주어져선 안 된다는 게 우리가 지켜야 되는 원칙”이라고 못 박은 것은 시의 적절했다. 핵 동결이 대화의 입구이고 출구는 완전한 핵 폐기라는 입장도 당연하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문 대통령은 이번 첫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을 공고히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 앞에서 “한·미동맹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로 맺어졌다. 몇 장의 종이 위에 서명으로 맺어진 약속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런 자세로 회담에 임한다면 그간의 갈등이 해소되고 양국 동맹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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