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의 소방공무원 박현우(31)씨는 지난해 9월 26일 근무 중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 박씨는 4명의 환자에게 장기를 이식하고 세상을 떠났다.
급성뇌염으로 갑자기 쓰러져 뇌사가 된 팽주환(3)군은 지난해 1월 심장과 간, 좌우 신장을 다른 아이 4명에게 나눠주고 하늘의 별이 됐다. 부모는 “채 꽃피워보지도 못한 아들이 다른 사람의 몸에서라도 더 살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울음을 삼켰다.
오랜 불황과 국내외 어려움 속에도 숭고한 ‘생명나눔’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지난해에만 뇌사자 573명이 고귀한 장기를 기증해 이식을 간절히 기다리던 환자 1800∼1900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장기기증원(KODA)이 4일 밝혔다. 전년(501명)보다 14.3% 늘었다.
인구 100만명당 뇌사 장기기증자 수(PMP)는 지난해 11.1명을 기록해 처음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2015년 우리나라 PMP는 9.9명이었다. 국제 장기기증 및 이식 등록기구(IRODaT)에 따르면 PMP는 스페인(39.7명) 크로아티아(39명) 미국(28.5명) 프랑스(27.5명) 등 순으로 높다. 장기기증 선진국에 비하면 한국은 한참 뒤처져 있지만 지난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독일(10.8명) 뉴질랜드(11.5명) 브라질(14.1명) 수준으로 올라섰다.
장기기증원 하종원(서울대병원 교수) 이사장은 “2011년 뇌사 추정자 신고를 의무화한 장기이식법 개정안 시행으로 의료기관의 뇌사자 신고가 많아졌고 각 병원에 맞는 ‘장기기증 증진 프로그램(DIP)’ 도입, 신경외과·응급의학과 등 의료진 교육, 생명의소리합창단을 통한 대국민 교육·홍보 등이 효과를 거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6월 탤런트 고 김성민씨의 장기기증으로 국민 인식이 높아졌다. 실제 지난해 1∼6월 평균 30∼40명대였던 뇌사 장기기증이 7월 51명, 8월 67명으로 크게 늘었다.
장기기증원 관계자는 “2015년 기준 뇌사 장기기증자 1명이 평균 3.25명의 생명을 살린 것을 볼 때 지난 한 해 동안 1800∼1900명이 새로운 삶을 찾았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장기기증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4일 현재 장기이식 대기자는 2만9049명이다. 매일 3.4명의 대기자가 숨진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삽화=이은지 기자,그래픽=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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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새 생명 주고 떠난 천사 작년 573명
뇌사 장기기증 크게 늘어 1800여명에 고귀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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