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의 흔들기 안 통해 ‘계산력에서 밀렸다’… 5번 대국 치열한 수 읽기

Է:2016-03-1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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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의 흔들기 안 통해 ‘계산력에서 밀렸다’… 5번 대국 치열한 수 읽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최종 5번기가 열린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덤의 부담이 있는 흑을 잡고도 이겨보겠다”며 흑을 자청한 이 9단은 어느 때보다 편안하게 특별대국장에 앉았다.

이젠 도전자 입장이 된 이 9단은 4차전에서 이겼던 초반 분위기를 연상한 듯 흑 1, 3번째 돌을 소목에 뒀다. 집을 짓기 위한 실리 위주의 전략이었다. 반면 알파고는 대부분 그랬듯 양 화점에 2, 4번째 수를 두면서 세력을 챙기기 위한 수로 나왔다. 복싱으로 치면 이 9단은 가드를 단단히 위로 올리고 상대 공격을 방어하면서 기회를 엿보는 스타일이랄까. 그동안 지켜본 알파고는 전투에 매우 강했다. 3차전에서 이 9단이 초반싸움을 벌였지만 아무런 이득을 보지 못했다.

이 9단의 선(先) 실리, 후(後) 타개 전략이 계속됐다. 이 9단이 흑 17번째 수로 처음 비틀기에 들어갔다. 평소 이 9단이 두는 수가 아니다. 국면을 다변화해 상대 연산에 혼란을 주기 위한 흔들기였다. 비틀기에 나서면 알파고는 장고에 들어간다.

알파고도 백 18로 응수, 기세가 충돌하는 모양새가 갖춰졌다. 실리에서 이 9단의 우세가 이어졌다. 흑 25수만에 40집 정도가 확보된 듯 보였다. 전체적인 전략은 4차전과 비슷했다. 문제는 덤이었다.

5번의 대국으로 이제는 ‘알파고 정석’이라는 알파고만의 기풍도 생겼다. 알파고가 좌하귀에 호구로 벌리는 백 26 같은 수다. 흑 43은 악수로 판단됐다. 상대를 흔들기 위한 착점이라고 보기에는 임팩트가 약했다.

알파고의 기풍은 계산에 능해 신산(神算)으로 불렸던 이창호 9단의 전성기를 보는 듯했다. 두텁게 국면을 유지하면서 수읽기 계산에 밝았던 이창호 9단이 알파고로 변해 이 9단과 두는 형국으로 느껴졌다. 김성룡 9단은 “보면 볼수록 알파고가 전성기의 이창호 9단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2시간이 지나면서 우변 쪽을 포기한 알파고가 우상귀 쪽으로 전열을 옮긴 뒤 간접적으로 외부에서 전해온 컴퓨터상 승률은 65%로 알파고의 우세였다.

세 불리를 느낀 듯 이 9단이 흑 101로 본격적인 상대의 거대한 중앙 흔들기에 나섰다. 이 9단은 역대 한국기사 중 조훈현 9단과 더불어 흔들기에 가장 능숙한 기사다. 알파고는 이날만큼은 5국 가운데 처음으로 제한 시간 2시간을 모두 썼다. 마지막 승부는 이 9단이 중앙을 얼마나 부수느냐에 달렸다.

이 9단은 1승이 꼭 필요했던 4차전과 달리 자신의 정상적인 스타일대로 알파고를 이길 수 있느냐를 시험해보는 듯했다. 이 9단의 고집일 수도 있었다. 알파고가 중반 이후 계산에 밝다고는 하지만 이 9단은 수읽기와 흔들기에는 최고수다. 중앙을 두고 이 9단이 흑 107로 재차 흔들기에 나섰지만 알파고는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4시간을 지나면서 흑 84집, 백 77집으로 초미세 형국으로 판단됐다. 7집 반의 덤을 감안하면 이 9단의 분발이 필요해보였다.

알파고는 자신의 승률이 50%를 넘으면 안정적으로 간다. 알파고의 기풍은 그냥 편안하게 ‘안정지향형’이다. 이 9단이 승부를 뒤집기 위해 이곳저곳을 찔러봤지만 1202대의 중앙처리장치(CPU)를 장착한 알파고의 계산력을 이 9단이 뛰어넘을 수 없었다. 계가를 한다면 2집 반 정도 뒤지는 형국. 마침내 대국 시작 5시간 만에 이 9단이 돌을 거뒀다. 그의 아름다운 도전은 여기까지였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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