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선거에 지는 한 있더라도 이한구案 수용 못해” vs 이한구 “공천 룰에 관여하지 말라”

김무성-이한구, 공천룰 놓고 强대强 대치

입력 : 2016-02-17 21:49/수정 : 2016-02-17 21:53
김무성 “선거에 지는 한 있더라도 이한구案 수용 못해” vs 이한구 “공천 룰에 관여하지 말라” 기사의 사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총선후보 우선추천 지역구 추진’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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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 룰 문제로 정면충돌했다. 이 위원장의 우선추천 지역 확대 및 정치 신인 100% 국민경선 허용 방침 발표가 도화선이 됐다.

김무성 대표는 “선거에 지는 한이 있어도 ‘이한구안(案)’은 안 된다”고 배수진을 치며 격하게 반발했다. 이 위원장도 “당 대표라는 사람이 할 소리냐” “자꾸 이러면 당 대표가 물러나든 내가 물러나든 해야 하지 않느냐” 등 강성 발언을 쏟아내며 물러서지 않았다.

비박(비박근혜)계와 친박(친박근혜)계는 각각 양쪽 지원사격에 나서 당 안팎에선 계파 간 전면전 우려까지 터져 나왔다.

김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에게 수백 번 약속한 국민공천제는 절대 흔들릴 수 없는 최고의 가치로 누구도 흔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더욱 거친 발언을 내뱉었다. “선거를 안 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 위원장 안을) 절대 수용해서는 안 된다” “이대로 (이 위원장을) 묵과할 수 없다”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우선추천 지역 확대가 상향식 공천 원칙을 훼손한다는 판단에서다. 김 대표는 공개회의 때 우선추천 지역 중심의 인재영입 추진을 주장한 친박 중진 정갑윤 국회부의장을 향해 “왜 이렇게 나오느냐”고 항의도 했다.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도 회의 후 정 부의장을 쫓아가 “본인부터 ‘내가 사퇴할 테니까 누구를 우선 추천하라’고 해야 진정성이 있다”고 따졌다.

이 위원장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대표라는 사람이 선거에서 져도 괜찮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며 “당헌에 대표는 공천 룰에 대해 개입하지 말라고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황진하 사무총장이 우선추천 지역 확대 방침 등에 합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 그와 관련해 한 시간 이상 토론했다”며 “문제가 있다면 그때 반대했어야지 왜 반대 안 했느냐”고 반박했다. 당헌·당규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여성, 장애인, 청년 등 정치적 소수자를 배려하기 위해 당선 가능한 지역에 우선 추천하는 내용이 당규에 있다”고 했다.

황 사무총장은 오후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 김회선 클린공천지원단장 등 공관위 소위원장들과 함께 이 위원장을 면담해 조율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 위원장은 회동 후 “혼선된 보도가 나가게 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우선추천 지역 관련 내용은 과거의 전략공천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또 “향후에는 발표 내용을 공관위원과 충분히 논의한 뒤 발표하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도 보였다.

그러나 우선추천 지역 확대 방침에 대해선 “틀린 게 없다. 그런 방향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김 대표를 겨냥해 “공천과 관련해 당 대표는 아무 권한이 없다. 당 대표에게 공천을 주지 않은 적도 있다”고 으름장도 놨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지면 나도 실업자가 되지만 김 대표도 실업자 되는 것 아니냐”며 “당 대표는 제발 공천에 관여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계파별 움직임도 감지됐다. 비박계는 의원총회를 소집해 상향식 공천 원칙을 재확인하는 절차를 검토 중이다. 일부는 이 위원장 사퇴나 공관위 해산 요구까지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용 대표비서실장은 “할 수 있는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별하길 바란다. 도를 넘어선 말을 듣고 있기가 민망하다”는 김 대표 발언을 문자메시지로 기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친박계도 가만있지 않았다. 원유철 원내대표와 김재원 의원은 오전 라디오에 나와 “이 위원장이 우선·단수추천 지역을 활용하겠다는 것은 당헌·당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거들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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