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3당 초선 의원들이 추석 연휴를 맞아 함께하는 게임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소식이 알려진 지 하루 만에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불참을 선언했다. 강성 지지층의 반발에 협치는커녕 게임도 같이하기 어려워졌다는 풀이가 나온다.
모 의원은 2일 엑스(구 트위터)에 “여러분이 주신 의견들을 보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스타크래프트 대회 참가 소식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지금이라도 바로잡고자 한다. 저는 이준석, 김재섭 의원과 하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따끔한 질책의 말씀대로, 지금은 우리 모두가 ‘단일대오’를 이뤄 싸워야 할 때다”며 “이번 일로 실망하신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 여러분의 회초리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전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주최하는 스타크래프트 대회에 모 의원이 참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강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계엄 이후 내란청산도 안 된 상황에서 야당 의원들과 함께 게임을 하는 것이 맞냐는 지적과 지난 대선 당시 이른바 ‘젓가락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이 대표가 주최하는 대회에 참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 모 의원 SNS에는 “이 시기에 게임이라니. 내란이 청산 됐나. 뭐 하는 건가. 위기감이 없는건가보다” “나라가 이 꼬라진데 스타대회 하고 자빠졌다” “이 시국에 김재섭, 이준석이랑 게임할 때냐. 정신 차려라. 민주당원인거 쪽팔리게 하지 말아라” 등 강한 비판 여론이 몰려들었다. 이재명 대통령 팬카페로 시작돼 민주당 지지층이 모여있는 ‘재명이네 마을’에도 “이준석하고 스타한다는 모경종 의원 용납 힘들다. 모경종 의원실 연락처를 알려달라. 이준석은 못 참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지지층의 이같은 비판을 두고 민주당 초선 의원은 “의원이 뭘 하겠다고 하고 지지층이 반발하고 의원이 철회하는 게 일종의 문화가 된 것 같다”며 “이런 것들을 어떻게 정리할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지지층이) 야당과의 협치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많은 법안에 반대 의견을 피력하지 않느냐”며 “뭔가를 같이 할 때 상대가 누군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표가 주최하는 게임 대회를 두고 “시도는 좋지만 전형적인 영포티 감성이다”라며 “젊어 보이고 싶은 40대의 감성을 영포티라고 하는데 저만 하더라도 스타크래프트 세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게임을 하면 (여야) 화합은 될 것이다”며 여야 청년 정치인의 만남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모 의원의 불참 선언 직후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게임도 같이 못하는데 협치는 무슨”이라며 모 의원의 번복을 비판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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