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차 안디옥 선교포럼이 최근 전남 신안 영해리트릿빌리지에서 사단법인 AWMJ선교회(대표 신화석 목사)의 주최로 진행됐다. 이번 포럼은 ‘선교사 현장 사역 우선순위는’이라는 주제로 세계 각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와 학자, 선교단체 대표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총 18편의 발제와 논찬을 나누며 현장 경험과 전략을 공유했다.
주제 발제에 나선 신화석 목사(KWMA 순회선교사)는 ‘선교사의 최우선 사역은 영성 관리’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AWMJ가 수행한 205개국 사역 경험을 통해 영성을 소홀히 할 때 발생하는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그리스도인의 영성이란 매일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강한 갈망과 넘치는 만족이 반복되는 삶”이라고 정의하며, 이러한 삶을 바탕으로 하는 선교 사역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고 최우선 되어야 할 사역임을 강조했다.
신 선교사는 2009년부터 이어온 안디옥 선교포럼의 배경과 사역 경험을 토대로 선교사의 최우선 과업은 자신의 영성 관리라고 주장했다. “영성이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강한 갈망과 충만한 기쁨의 삶이며 바울과 초기 교회, 예수의 본보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선교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신 목사는 전 세계 205개국에서의 AWMJ 사역 경험을 언급하며 많은 교회 지도자들이 성경 1독조차 하지 않은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영성 관리의 소홀함이 결국 선교와 교회의 붕괴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이어 사도행전과 요한계시록의 사례를 들어 “교회의 본질적 정체성은 말씀, 기도, 성령 충만, 전도, 열매, 헌신, 선교라는 일상의 삶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선교사의 성공은 가시적 열매가 아니라 예수와 동행하는 기쁨에 있으며 경건 생활을 규칙적인 일상으로 세워갈 때 세계 선교는 건강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은옥 선교사는 전 세계 선교 현장에서 어린이 선교의 우선성을 강조했다. 아동기는 복음 수용성이 가장 높고 신앙 경험이 평생 정체성 형성에 결정적이며, 한 어린이의 회심은 가족과 공동체로 확산되는 파급력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 선교사는 “예수님의 사역과 성경은 어린이를 교회와 선교의 중심에 세우는 신학적 근거를 제공하며, 이는 문화 장벽을 뛰어넘는 효과적 전도 통로임을 입증했다”며 “인도 사역에서도 어린이 선교가 가정 복음화와 교회 개척으로 이어져 장기적 선교 지속성과 자생력 형성에 기여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어린이 사역이 부차적 활동이 아닌 선교 전략의 핵심이며 교회·가정·교육·영성 훈련을 통합해 미래 교회와 세계 선교를 준비하는 가장 효과적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장금주 선교사는 1991년부터 34년간 키르기즈스탄에서 교회 개척과 제자훈련에 헌신하며 현지 지도자 양성과 교회 자립을 이끌어왔다. 그는 “선교의 우선 과업은 현지인 제자훈련”이라며 삶을 나누는 동반 제자화와 공동체 세우기를 강조하며 “리더십 이양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교회와 재산권을 현지에 이양해 자립을 실현했으며, 코로나 이후에도 제자훈련과 교회 개척은 변치 않는 본질적 과업”이라고 전했다.
송형관 선교사는 태국 불교 문화권 사역에서 영성 관리·교회 개척·제자훈련이 선교사의 핵심 과제임을 밝혔다. 그는 “영성 관리가 번아웃 예방과 사역 지속성의 토대이며, 교회 개척은 현지 지도자를 세워 자립 공동체를 이루는 전략적 사역”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제자훈련은 지식 전달을 넘어 삶의 본, 공동체 훈련, 실전 참여를 포함한 전인적 양육으로 복음의 토착화를 이루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태국 ATC 제자훈련센터 사례를 통해 8가지 훈련 원리를 제시하며 말씀과 삶으로 이끄는 영적 리더 양성 모델을 소개했다.
경의영 선교사는 한국이 세계 2위 선교사 파송국임에도 현장에서는 문화적 충돌과 병리적 현상이 누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선교사들의 무의식적 자문화 중심주의와 ‘한국주의(Koreanism)’가 현지 교회의 자립과 복음 토착화를 저해한다”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사례를 통해 한국식 교회 모델과 교육, 리더십의 무비판적 이식이 갈등을 초래한다고 설명하며, 선교사의 첫 과제로 문화적 편향 성찰과 현지 문화 이해를 제시했다. 이어 ‘선교병리학(Missional Pathology)’ 개념을 통해 한국 선교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문화적 대화를 바탕으로 한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이기현 목사는 17년간 무슬림 지역에서 음식점·택시·가게 등을 운영하며 비즈니스 선교를 실천했다. 이 목사는 “기도와 말씀, 언어와 문화 이해, 현지인과의 팀사역을 우선순위로 삼고, 사업 현장에서 제자 양육과 복음을 전할 때 교회 개척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바울과 모라비안 선교 사례를 들어 비즈니스 선교의 정당성을 설명하며 “세계화 시대에는 교회와 선교단체, 전문가가 협력해 영성과 비즈니스가 균형을 이루는 팀사역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성운 교수는 “선교사의 윤리가 복음의 진실성과 사역 지속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성경과 교회사 역시 윤리와 복음 전파가 분리될 수 없음을 보여주며, 윤리 붕괴는 곧 선교 붕괴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정·사역·성적 영역의 윤리적 도전을 분석하며, 투명성과 정직성을 잃을 때 치명적 결과가 따른다”고 경고했다. 대안으로 팀 사역을 제시하며, 이는 사역·재정·생활의 투명성과 상호 책임성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교사의 윤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교회와 단체의 제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윤원로 선교사는 38년간 카메룬에서 사역하며 “선교사의 최우선 사명은 건강한 교회 세우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언어 습득과 현지 적응을 통해 교회를 개척하고 1000명 이상 성장한 교회와 신학교, 선교센터를 세웠다. 또 G12 구역조직과 자립적 제자훈련 시스템을 도입해 교회의 성숙을 도모하고, 십일조 교육을 통해 재정 자립과 영적 성장을 이끌었다. 윤 선교사는 불어권 아프리카 목회자 세미나와 123운동으로 성경·기도·전도에 집중하는 회복 운동을 확산하며 아프리카 전역에 건강한 교회 세우기를 이어가고 있다.
박래득 선교사는 세계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힌두 문화권을 미전도 핵심 지역으로 지목하며, 법적·사회적 제약 속에서 선교 전략 재정립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선교사의 우선순위로 영성 관리, 건강한 가정과 인격, 교회 개척과 제자훈련, 사회봉사와 비즈니스의 균형”을 제시했다. 개종금지법과 비자 제한 속에서는 가정교회, 현지 리더 양성, 디지털 제자훈련이 대안이 될 수 있으며, 비즈니스 선교는 합법적 체류와 자립 재정, 관계 전도의 장으로 기능한다고 설명했다. 박 선교사는 “선교사는 살아있는 복음으로 현지 사회와 동행해야 하며, 팀 사역과 문화적 민감성을 바탕으로 한 전인적 선교가 힌두권 복음화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신 목사는 “제7차 안디옥 선교포럼은 선교사의 사역 우선순위가 영성, 제자훈련, 교회 개척, 윤리, 문화 이해, 비즈니스, 어린이 사역임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성과주의를 넘어 본질 회복으로 나아가고, 현지인 중심성과 윤리적 책무, 전인적 균형을 강조하는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의 필요성을 함께 확인했다”고 논평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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