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김종혁 목사)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종생 목사)를 차례로 방문해 정국 현안에 대한 한국교회의 의견을 물었다. 이날 방문에는 장 대표를 비롯해 김기현 조배숙 최보윤 의원이 배석했다.
“수권 능력 있는 정당으로 성장해 달라고 부탁한다”고 운을 뗀 김종혁 대표회장은 “한교총은 여러 번 밝혔듯 극우와 극좌 모두 지지하지 않고 지난 정부의 친 무속·사이비종교 행태, 군대 동원한 통치 발상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교총은 민주당과 정부가 추진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중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개정하는 걸 반대한다”며 국민의힘의 관심을 요청했다.
장동혁 대표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동 때도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전했고 지속해서 이 부분에 대한 목소리를 내겠다”면서 “말씀하신 대로 야당이 유능한 정책 정당, 수권 정당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겠다”고 답했다. 이어 “정부 여당이 잘못 가는 방향에 대해 여러 목소리 내 주시고 국민의힘이 잘 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대화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김종생 NCCK 총무와의 만남은 모두 공개로 진행됐다.
100년 동안 NCCK가 약자와 민주화, 통일운동에 앞장섰던 여정을 소개한 김 총무는 “1980년 비상계엄 피해자로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평화계엄’이나 ‘계몽령’으로 보는 시각에 문제제기를 한다”면서 “국민의힘이 비상계엄의 강을 건너 약자를 위한 정치를 펼쳐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200일이 넘도록 고공 농성 중인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 문제를 해결하는데 나서 달라고 부탁했다.
김 총무는 “성경으로 돌아가 지혜를 구하고 십자가가 우리에게 해답을 준다는 걸 믿고 따르라”면서 “힘들 때일수록 성경을 읽고 힘을 얻으라”고 하며 NCCK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성경을 선물했다.
장 대표는 “87년 민주화 이후 오히려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자유 가치가 후퇴한 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면서 “NCCK가 100년 동안 관심 가졌던 것들이 이 시간에도 고민해야 하고 오히려 위기 속으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정치 현실 속에서 국민의힘의 역할이 뭔지 잘 고민하며 주신 성경 속에서 지혜로운 길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김 총무는 “힘드셔도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길을 묵묵히 가시되 극우 성향이 없는 80% 교인의 지지를 얻는 당 대표가 돼 대중성을 얻으시길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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