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할 계획이 없으며 미국과 핵 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아락치 장관은 10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NPT 탈퇴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선 그런 계획이 없다”며 “우리는 제재와 과학자 암살, 파괴 활동 등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NPT를 준수해 왔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달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과정에서 자국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벙커버스터’ 폭격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대한 협력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이란이 NPT까지 탈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날 아락치 장관은 부인했다.
아락치 장관은 현재 5차에서 중단된 미국과의 핵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에 대해 “이란은 항상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협상을 중단하고 군사적 공격으로 방향을 전환한 건 미국”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핵 협상 재개의 조건으로 “책임이 인정되고 행동 변화의 명확한 신호가 관찰돼야 하며 미래에 협상 도중 미국이 군사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해야 한다”고 미국에 요구했다. 또 “일부 우호국이나 중재국을 통해 외교적 교류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핵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농축 우라늄이 이란에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지난달 공격으로 이란의 지하에 보관된 농축 우라늄 비축분 중 일부를 파괴하지 못했다. 이란 핵 기술자들이 이 비축분에 접근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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