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23일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소신 있는 정치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꾸준히 해왔다”며 “갈림길에 설 때마다 큰 덩어리에 의지하기보다는 외롭더라도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는 선택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끝까지 이준석, 그리고 개혁신당의 이름으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측 단일화 요구에 확고한 거부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있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본인의 고등학교 재학 시절 노 전 대통령이 인근 서울 혜화동에 기거했고 2003년 유학길에 오를 때에는 직접 장학증서를 받기도 한 인연을 말했다. 이 후보는 “(당시) ‘열심히 공부해서 언젠가 나라를 위해서 큰 일을 하고 이바지해야 된다’는 덕담을 들었다”며 “22년 뒤 대통령 후보라는 자리에 서서 보니 ‘참 그 말씀이 실천하기 어려운 말이었구나’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측으로부터 김문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듭 권유받고 있으나 전화 수신까지 차단하며 한결같은 거부 의사를 보여 왔다. 본인의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꾸준히 ‘노무현 정신’을 강조했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외롭고 어려운 길을 마다하지 않던 모습을 떠올리며 ‘바른 정치’를 고민한다는 이야기다.
이 후보는 “3당 합당을 하자는 주변의 이야기가 있을 때 주먹을 불끈 쥐고 ‘이의 있습니다’라고 외치던 모습, 어려운 지역구에 도전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런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라며 “제가 정치를 하면서 계속 그 모습과 닮은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은 다른 사람들이 하는 관성에 따른 선택보다는 본인이 옳다고 하는 선택을 하신 분”이라며 “저도 비슷한 도전을 여러 번 해 보다 보니 잘 이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2일 오전 발표한 전국지표조사에서 이준석 후보 지지율은 처음으로 두 자릿수인 10%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후보 측은 지난 18일 첫 TV토론이 지지율 상승의 마중물이 됐으며, 23일과 27일 2차례 남은 토론을 거쳐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김 후보 측에서는 이날 오전에도 “이준석 후보가 마음을 바꾸고 단일화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말이 나왔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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