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6000석을 꽉 채운 민트빛의 물결과 함성 속에 밴드 데이식스가 등장했다. 360도로 공연장 전체가 개방된 KSPO 돔(올림픽 체조경기장) 한가운데에서 팬들을 마주 보고 선 데이식스는 지난해 가을부터 이어온 월드투어의 마지막 장을 펼쳐 보였다.
데이식스는 지난해 9월 인천에서 시작한 23개 지역 45회 규모의 월드투어 ‘포에버 영’의 막을 서울 송파구 KSPO 돔에서 내렸다. ‘포에버 영’의 피날레 공연은 지난 9~11일, 16~18일 총 6회차로 진행됐고, KSPO 돔 역대 회당 최다 수용 인원인 1만6000명씩을 모았다.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한 데이식스는 월드투어의 마지막을 9만6000명의 팬들과 함께 장식했다.
지난 18일 피날레 공연의 마지막 무대에 선 데이식스는 회전 무대 위에 올라 각자의 악기 앞에 섰다. ‘베스트 파트’로 공연의 문을 연 데이식스는 돌아가는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며 팬들과 빠짐없이 눈을 맞췄다. 팬들은 노래 한 곡이 끝날 때마다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을 지르거나 노래를 따라부르며 멤버들과 함께 호흡했다.
전곡을 라이브 연주로 선보이는 밴드의 특성을 살린 장면들도 눈에 띄었다. 공연의 세트리스트로 준비하지 않은 곡을 데이식스 멤버들이 연주하기 시작하면, 팬들은 해당 곡을 목청껏 불렀다. 공연 중간쯤 나온 ‘슛 미’의 무대가 끝나자 팬들은 ‘앵콜’을 연호했고, 멤버들은 즉석에서 연주를 시작해 노래의 하이라이트 구간을 다시 부르기도 했다. 도운은 팬들이 떼창하는 모습을 보며 “여러분이 행복하게 노래 부르는 걸 보면 저희도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베스트 파트’로 시작한 공연은 ‘맨 인 어 무비’, ‘예뻤어’, ‘슛 미’, ‘좀비’, ‘녹아내려요’, ‘프리하게’ 등 각 챕터를 이루는 곡들을 시작으로 설렘, 사랑과 행복, 이별과 혼돈, 성장, 치유에 이르는 여정을 풀어냈다. 데이식스는 장장 4시간에 달하는 시간 동안 33곡 이상을 불렀다. 앵콜 무대에서는 지난 7일 발매한 디지털 싱글 ‘메이비 투모로우’와 ‘끝났지’의 무대를 처음 선보였다.
2015년 ‘콩그레츄레이션스’로 데뷔한 데이식스는 올해로 데뷔 10년차가 됐다. 그 사이 소규모 공연장인 예스24 무브홀을 채우던 밴드가 KSPO 돔을 꽉 채우는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원필은 “KSPO 돔에서 (투어를) 6회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된 건 저희에게 정말 큰 선물”이라며 “소중한 공연을 더 소중하게 만들어준 마이데이(팬덤)에게 너무 감사하다. 마이데이 덕분에 투어에 대한 기억을 예쁘게 마음에 넣어둘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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