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중단된 해외 단기 봉사 활동이 빠르게 재개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와 전쟁, 테러 등의 복합적 위험 요소가 겹치면서 단기 봉사팀의 안전과 위기관리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외교부와 한국위기관리재단(대표 조동업)은 2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2025년 해외 단기 봉사팀 위기관리 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선교단체와 교회 실무자, 정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질적인 위기 사례를 공유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포럼은 선교 현장의 ‘열정’이 ‘안전’ 위에 세워져야 함을 재확인한 자리였다. 사전 준비부터 현장 대처, 귀국 이후 회복까지 아우르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 선교지의 생명을 지키는 첫걸음이 된다는 데 참석자들의 공감이 모였다.

조동업 한국위기관리재단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해외 단기봉사팀이 이전 패턴을 그대로 이어가며 안전 및 위기관리에 소홀한 상황”이라며 “지구촌 곳곳에서 자연재해와 전쟁, 테러 등 각종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안전교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포럼에서는 실질적인 위기관리 사례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송영광 HOPE 선교회 선교사는 2011년 동북아 C국에서 발생한 낙상사고 대응 사례를 통해 현장에서의 대처법을 소개했다. 그는 사고 발생 시 응급처치와 의료기관 이송 과정, 귀국 후 회복 과정까지의 전 과정을 공유하며 “해외 단기봉사 중의 위기는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 이에 대한 준비 여부에 따라 사고가 되기도 하고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남서울교회(화종부 목사)는 단기봉사팀을 위한 위기관리 시스템 매뉴얼을 잘 활용하는 사례로 꼽힌다. 이날 이승준 교회 해외선교위원회 담당목사는 ‘지역교회의 단기봉사 위기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목사는 매년 12개팀 내외로 해외 단기봉사를 진행하는 교회의 체계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을 공유했다.

교회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외교부 해외여행경보를 확인하고 현지 선교사들과 직접 연락해 치안 및 테러 가능성을 파악하고 있다. 또한 팀별로 위기관리담당자를 지정해 응급 상황 발생 시 사용할 의료시설 정보 및 대피 경로를 미리 숙지하도록 하는 등 체계적인 안전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 목사는 “매년 단기봉사 팀 가운데 동남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1개 팀 정도는 항상 배탈이나 식중독 증상을 겪는 경우가 있다”며 “매번 사전 파악한 적절한 의료시설과 검증된 현지 의료인을 통해 건강 문제가 커지는 것을 막고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봉사팀 전체를 대상으로 소매치기, 경범죄 등의 기본 범죄에 대한 교육은 사전 예방에 매우 도움이 된다”며 “여권 분실 사건의 경우 현지 경찰서 번호와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한 덕분에 분실된 여권을 신속하게 찾는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송강일 외교부 재외국민보호과 서기관은 현재 3000만명에 육박하는 한국인이 해외로 나가는 상황에서 정부의 재외국민보호 정책과 제도를 소개했다.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여행경보제도, 24시간 영사콜센터(+82-2-3210-0404) 운영 등 다양한 지원 시스템을 설명하며 “스스로 안전을 지키는 마음가짐과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금융위원회 이준협 사무관은 비영리단체가 테러 자금 조달에 악용된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 정부의 테러 자금 악용방지 정책과 법규를 설명했다. 특히 자금 전용을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 강화와 투명한 재정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영선 GP선교회 선교사는 단체의 단기봉사 위기사례를 공유했다.

참가자들은 “선교 현장의 열정이 안전 위에 세워져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김사무엘 미션파트너스 선교사는 모든 사고가 ‘설마’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해외 단기봉사를 나가기 전 준비 사항으로 종교적 긴장, 정치적 민감성, 테러 가능성까지 존재하는 현장에 대한 철저한 정보 수집과 위기 대응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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