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째 확산하고 있는 경북 의성 산불 진화작업이 25일 날이 밝으면서 재개됐다.
산림 당국 등은 이날 아침 의성 산불 현장에 헬기와 소방차, 진화대원 등을 대거 투입해 진화 작업에 나섰다.
산불 현장에는 현재 초속 3.5m가량의 바람이 부는 가운데 낮에는 최대 초속 10m 안팎의 다소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소방동원령이 추가 발령되면서 의성지역에는 소방 펌프차 등 장비 226대가 투입됐다.
밤사이 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2700여명이 주요시설과 민가 주변을 중심으로 방화선을 구축해 확산 저지에 힘을 쏟았다.
지난 22일 오전 11시 25분쯤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현재 동쪽 방면으로 확산한 상태다.
산림 당국은 25일 오전 5시 현재 산불영향구역이 1만2565㏊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피해 규모는 2000년 4월 강원 강릉·동해·삼척·고성 산불(2만3913㏊), 2022년 3월 경북 울진·강원 강릉·동해·삼척 산불(2만523㏊)에 이어 국내 산불 피해 규모로는 세 번째로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산불영향구역은 전날 저녁보다 의성 3800㏊, 안동 200㏊가 확대됐다.
산림 당국 관계자는 “특정 지역으로 산불 피해가 늘어났다기 보다 의성 단촌면, 안계면 등 기존에 화선의 영향권에 있던 지역에서 전반적으로 피해 면적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밤사이 국지적으로 반복적인 강한 바람이 분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의성군 주민 1200여명이 의성군체육관 등으로 대피해 있고 불이 번진 안동에서도 길안면 등 주민과 요양원 입소자 등 1000여명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안동시는 길안면 행정복지센터에 통합 지휘본부를 꾸린 가운데 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200여명이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불과 함께 연기가 많이 발생해 24일 0시 15분부터 중앙고속도로 의성IC~남안동JCT 양방향이 전면 차단됐다가 오전 5시 40분쯤 통행이 재개됐다.
산불은 최대 초속 10m를 넘는 강풍이 수시로 불어닥치고 낮 최고기온이 25도를 넘는 등 산불 진화에 불리한 여건이 많은 탓에 총력 진화작업에도 오히려 진화율은 떨어지고 있어 자칫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림청은 24일 진화 헬기 60대와 진화 인력 2728명, 진화 장비 425대를 투입해 의성군 안평면·안계면 2곳에서 주불 진화에 힘을 쏟았다.
특히 변전소, 요양시설, 문화 유산시설 등에 지상진화대원과 공중진화대를 우선 투입해 방화선 구축하는 등 작업도 벌였다.
하지만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 등 기상 악조건이 겹친 탓에 진화 작업에도 불씨는 동·북쪽 방면으로 20여㎞ 떨어진 의성·점곡·옥산면 등으로 계속해서 번졌고 이 과정에서 산불진화대원 5명이 30분간 고립되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급기야 이날 오후 4시 10분쯤 산불은 도로를 경계로 두고 마주한 안동시 길안면 현하리 야산으로까지 번졌고 이 과정에서 두 지역 사이에 있는 간이휴게소인 점곡휴게소(영덕 방면) 건물에 불이 붙는 일도 발생했다.
안동시 길안면과 접한 청송군도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경계를 넘어올까 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날 오후 산불이 발화지에서도 재확산한 탓에 산림청은 안전을 고려해 당초 안평면에 차렸던 산불현장지휘본부를 의성읍에 있는 의성군임시청사로 옮겼다.
당국이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산불 발생지인 의성군에서는 각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태양광 모듈 5500개 등을 갖춘 점곡면 한 태양광발전 시설은 이번 대형 산불로 변압기 등 각종 설비가 들어간 전기실이 녹아내리는 등 피해가 나 작동이 멈춘 상태였다.
의성읍에 있는 농산물유통 업체는 건물 3동과 사과 300t 등이 불에 타는 피해를 봤다.
의성군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번 대형 산불로 전소된 건축물은 92채로 집계됐으며 인명피해는 없다.
의성=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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