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에 사는 60대 여성이 실수로 버린 아들 수술비 2600만원 중 일부를 공무원들이 합심해 되찾아준 미담이 전해졌다.
5일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전 10시쯤 시청 자원순환과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전화를 건 A씨는 다급한 목소리로 “아들 병원비로 쓸 돈 2600만원을 실수로 크린넷(쓰레기 자동집하시설)에 넣었다”며 도와 달라고 했다. 강현규 주무관은 크린넷에 들어간 쓰레기는 폐기물 집하장으로 이송돼 매립된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집하장에 급히 연락해 쓰레기 반출을 즉시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즉시 폐기물 집하장으로 이동했지만 24t짜리 컨테이너 상자 안에 가득 찬 쓰레기를 보고 포기하려 했다.
그러나 A씨의 돈이 아들 수술비라는 말을 들은 환경미화원들은 쓰레기 더미를 뒤져보기로 했다. 이들은 쓰레기가 담긴 컨테이너를 넓은 공터로 옮긴 뒤 쓰레기를 쏟고 하나하나 뒤지기 시작했다. 크린넷이 강력한 압력으로 쓰레기봉투를 빨아들이면서 대부분은 이미 갈기갈기 찢어져 있었다. 당연히 내용물도 사방팔방 흩어진 상태였다. 그렇게 쓰레기 더미를 뒤지기 시작한 지 8시간이 지나 이들은 5만원권과 1만원권을 합해 총 1828만원을 찾는 데 성공했다. 나머지는 찢어졌는지 끝내 찾는 데 실패했다.
이런 미담은 A씨가 세종시 홈페이지에 감사의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그는 글을 통해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보고 찾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에 자포자기했는데 직원분들이 찾아보겠다고 했다. 그들이 쓰레기 속에 꼭꼭 숨어 있던 지폐를 하나씩 찾아줘 너무 감사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 그들은 제 작은 사례도 받지 않고 오히려 다 못 찾아준 것을 미안해했다. 세종시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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