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통신 표준인 국제모바일통신시스템(GSM)의 최근 평가에 따르면 현재 아프리카는 세계 AI 시장의 2.5%를 차지하지만, AI 기술이 2030년까지 아프리카 경제를 2조9천억달러(약 4천239조원) 규모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프리카에는 AI 분야에 특화한 기업이 2천400곳 이상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 기업 대부분은 남아프리카공화국·케냐·이집트·나이지리아에 있다.
특히 남아공은 2022년 광업과 정부 데이터 클라우드 시스템, 자동차 인프라, 농업 등 분야를 위한 AI 응용 지원 국립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대륙을 선도하고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영국 싱크탱크 LSE아이디어스의 디지털 국제관계 프로젝트 책임자 켄드릭 챈은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가 AI를 국가 발전 도약의 도구로 간주하고 있고, 그럴 잠재력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프리카 대륙의 절반가량이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신 모바일 뱅킹으로 직행한 것처럼 도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아프리카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젊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AI 교육과 활용 가능성 측면에서 다른 지역보다 긍정적이지만, 불안정한 전력 공급 상황과 컴퓨팅 장비 부족 등 인프라 확충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그니오 가그리아르도네 남아공 비트바테르스란트대 교수는 54개 아프리카 국가가 수백개의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 AI 모델 훈련과 응용 분야의 확장에 걸림돌일 수 있다고 했다.
아프리카 52개국과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협정을 체결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이 오픈소스 AI 모델 딥시크의 부상을 통해 아프리카 AI 발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중앙정부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지난 10년 동안 중국 기업들과 총 7천억달러(약 1천23조원) 규모의 역외 엔지니어링 계약을 체결해 중국 해외 엔지니어링의 2대 시장으로 떠올랐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아프리카 대상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증가해 2013년 미국을 넘어섰다.
위자 베이징대 신구조경제학연구원 교수는 딥시크의 등장으로 중국과 아프리카 협력에 더 큰 '기회의 창'이 열렸다며 농업과 보건 등 분야에서 AI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했다.
케냐와 모로코 등 국가에서 외국 기업들이 수집한 자국민 정보를 AI 학습에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등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작년 4월 중국-아프리카 인터넷 포럼에서 아프리카 국가들과 AI 거버넌스 협력 강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가그리아르도네 교수는 "중국은 미국에 비해 다른 국가들을 가르치려는 경향이 적고 더 큰 일관성을 보여줬다"며 '미국 우선주의' 경향을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아프리카 국가들이 중국 쪽으로 더 기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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