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팬데믹 후 상승하던 한국인 삶의 만족도가 2023년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자살률은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은 삶의 만족도에서 최하위권을, 자살률은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6.4점으로 전년보다 0.1점 하락했다.
삶의 만족도는 객관적 삶의 조건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0~10점으로 측정한다. 이는 2013년 5.7점에서 지속 상승해 2018년 6.1점까지 올랐다. 2019년 6.0점으로 소폭 하락했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2021년에는 6.3점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2023년엔 4년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삶의 만족도는 5.7점으로 평균보다 0.7점 낮았다. 소득이 100만~200만원 미만인 가구는 6.1점, 200만~300만원 미만인 가구는 6.2점이었다. 반면 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가구의 만족도는 6.6점으로 평균을 상회했다.
연령별로 보면 삶의 만족도는 19~29세와 30~39세에서 각각 6.5점을 기록했다. 40~49세 삶의 만족도는 6.6점이었다. 반면 고령층인 50~59세(6.4점)와 60세 이상(6.2점)의 삶의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여전히 최하위권이었다. 세계행복보고서의 국제 비교 결과를 보면 한국의 삶의 만족도는 2021~2023년에 6.06점으로 OECD 평균(6.69점)보다 0.63점 낮았다. 38개국 중 만족도 순위는 33위로 하위권이었다. 우리나라보다 만족도가 낮은 나라는 튀르키예, 콜롬비아, 그리스, 헝가리, 포르투갈 등이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7.3명으로 상승해 2014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자살률은 2011년 31.7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 27.3명, 2017년 24.3명으로 점차 하락했다. 이후 상승·하락을 반복하다 2023년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자살률이 38.3명, 여성의 자살률은 16.5명이었다.
한국의 자살률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OECD에서 작성하는 국제 비교 자료 기준 한국의 자살률은 2021년 10만명당 24.3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한국 다음은 리투아니아(18.5명), 슬로베니아(15.7명) 순이었다.
2000년 이후 OECD 국가의 자살률은 대부분 하락 추세다. 2000년 자살률이 높았던 라트비아, 헝가리, 에스토니아, 핀란드 등의 국가는 이후 지속해서 하락해 현재 15명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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