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상호 목사·보길도 동광교회
“고기를 잡은 것이 심히 많아 그물이 찢어지는지라…두 배에 채우매 잠기게 되었더라.”(눅 5:6~7)
그물을 잘 만들면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울 수 있는 것처럼 그물은 중요합니다. 그물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공장에서 자루 모양으로 만들어 나오지 않습니다. 그물 원단은 옷감 원단처럼 3m 정도의 폭에 한 롤씩 제작된 원단으로 돼 있습니다. 어부들은 이 원단을 구입해 자루 모양으로 둥글게 손으로 기워 고기를 가두는 둥근 모양의 그물을 만듭니다.

그물은 과학적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집니다. 처음에는 그물코가 가로세로 40㎝ 정도로 큰 치수로 시작해 8~9단계로 가면 점점 코가 작아져 나중에는 0.5㎜로 마감을 합니다. 이는 지난번 글에서 설명했듯이 한 코라도 모자라거나 더할 수가 없다는 법칙입니다.
그물에는 고기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말미잘 해파리, 때로는 바다 쓰레기 등 많은 종류가 유입됩니다. 그래서 그 무게가 대략 3~5t은 나가지요. 또 고기를 잡으려면 물살이 빠르게 흐르는 6물~10물 정도의 물때에만 반드시 조업을 할 수 있어서 그물이 지탱하는 무게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것입니다.
만약 한 코가 적으면 그물이 더 좁아져 그곳으로 힘이 쏠리고, 만약 한 코가 많으면 그곳이 축 늘어나 역시 그곳으로 힘이 쏠리면서 ‘툭’ 하고 터집니다. 그렇게 되면 주먹 크기의 구멍이 생기고 살아서 움직이는 고기떼는 본능적으로 나갈 곳을 알고 순식간에 모든 고기가 도망치고 맙니다. 그래서 그물을 깁는 어부는 침착하고 치밀하게 계산을 정확히 해서 작업합니다. 큰 그물의 그물코 숫자를 컴퓨터 수준급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그물을 자세히 보면 마치 교회와 같습니다. 운동장 정도의 큰 그물을 한 땀 한 땀 질긴 나일론 줄로 만들어도 물살과 고기 무게를 버티지 못합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물은 이 무게를 견딥니다. 견디는 원리는 서로 힘을 분산해 지탱하기에 가능한 결과입니다. 뜨개질 실 굵기의 나일론 줄이 몇 t의 무게를 끌어 올리는 비결은 서로의 연합입니다.

선박이 그 무게에 맞는 그물과 어법을 사용하듯, 큰 교회와 작은 교회는 모두 그 교회의 형편에 맞는 그물을 사용해 유치부 아동부 청년부 남녀전도회 성도들이 연합하고 조화를 이루어갈 때 어떤 시련의 무게도 능히 견디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어부들이 사용하는 그물의 원리와 같다는 사실입니다.
바다는 하루에 두 번씩 밀물과 썰물이 번갈아 가며 움직입니다. 바닷속 협곡을 흐르는 물살은 마치 장마철 낙동강 물살처럼 엄청난 힘으로 흐르는데요. 이 물살이 어부를 힘들게 하지만 뚫어진 그물을 잘 고치고 살피면 반드시 만선을 이룹니다. 하지만 한 코라도 틀린 그물을 고치지 않고 소홀히 여긴다면 아무리 애써도 빈손으로 돌아옵니다. 교회 사역도 마찬가지이겠지요. 어부가 그물을 깁는 것처럼 촘촘하게 연합하고 협력한다면 제아무리 거센 풍파가 오더라도 교회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는 복음의 열매로 증명됩니다.
어부들은 밤낮없이 일합니다. 한밤중 초저녁 새벽, 어느 때라도 물때에 맞춰 바다에 나갑니다. 때때로 온 사방에 위험한 일들이 수없이 다가옵니다. 마치 전쟁터 같은 긴장감으로 살아갑니다. 그런 어부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은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갈릴리 어부들을 사랑으로 품고 가르친 우리 예수 그리스도의 방법을 적용한다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과 바다에서 이 물결, 저 파도에 떠밀리고 치이고 살아온 어부들이 읍내 다방에 가면 이쁜 아가씨들이 “오빠!” 하면서 손을 잡아끌면,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송아지가 나중에 닥칠 결과를 모르고 따라가듯 합니다. 어부들은 바다에서 경험하지 못한 달콤한 유혹을 사람대접하는 것으로 착각해 간도 빼주고 쓸개까지 덜렁 빼주는 어리석음도 보입니다. 목회자는 이런 분들을 찾아가 ‘친구가 되자’ ‘바르게 한번 살아보자’ 설득하면서 사도행전 29장을 써 내려 갑니다. 낙도는 이렇게 간증으로 가득한 전도 현장입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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