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뜨겁고 메말라 가고 있다. 2025년 아프리카 이야기다. 장훈태 아프리카미래학회 회장(백석대 은퇴교수)은 “기후 위기와 무관한 선교는 공허하다”며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아프리카 사람들 곁에 교회가 어떻게 서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21일 충남 천안시 청수백석대학교회(강인한 목사)에서 열린 2024년도 아프리카미래학회 하반기 학술대회에서 ‘글로벌 기후 환경 변화와 아프리카 선교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 발표에 나섰다. 장 교수는 2024년을 ‘지구가 신음하는 해’로 규정하며 아프리카가 겪고 있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소개했다. 동아프리카에서는 극심한 가뭄과 폭염으로 주요 농작물이 전멸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식량 부족과 물 부족이 난민 문제를 가속하고 있다는 것.
유엔난민기구(UNHCR)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난민은 약 1억 1730만명에 달한다. 그중 60%는 내부 실향민(Internally Displaced Persons, IDPs)이다. 내부실향민은 전쟁, 분쟁, 자연재해,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자신의 거주지를 떠나야 했지만 국경을 넘지 않고 같은 나라 안에서 이동한 사람들을 말한다. 장 교수는 “난민 문제는 단순히 전쟁과 분쟁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다. 기후 변화가 인간 생존의 기본 조건인 물과 식량을 위협하고, 이는 새로운 난민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사헬 지역과 콩고민주공화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콩고 분지는 단순한 지역 자원이 아닌 지구의 폐로 불리는 생태계의 보고이지만 기후 변화와 대규모 벌목으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인간성 무너뜨리는 폭염
장 교수는 기후 변화가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인간 사회 전반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폭염이 단순히 더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기온 상승이 인간의 폭력성과 정신 건강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 자살률은 2.2%, 폭력 범죄는 3%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마셜 버크(Marshall Burke) 교수팀은 고온 환경이 인간의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활성화하여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분비를 억제한다고 분석했다. 세로토닌은 감정 조절과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기온 상승으로 인해 분비가 줄어들면서 우울감, 분노, 폭력적 행동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밖에 나이지리아의 경우 2022년 대홍수로 600명이 사망하고 130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하는 등 기후 재난이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촉발하는 사례로 꼽혔다. 장 교수는 “기후 변화는 단순히 환경 문제가 아닌 사회적 붕괴를 동반한다”며 “국제적 연대와 협력이 절실한 까닭”이라고 주장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교회의 선교 전략 수정도 제안됐다. 장 교수는 난민들에 대한 물·식량을 지원 외에도 ‘지속 가능한 농업 기술 교육’이 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기후 재난을 겪는 지역 주민을 위한 심리적 안정 제공과 영적 회복 프로그램도 제안했다. 이어 “선교 활동이 단순히 복음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경 보존과 사회적 정의를 통합적으로 실현하는 모델로 나아가야 한다”며 “선교는 이제 인간의 생존과 창조 질서의 회복이라는 더 큰 비전을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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