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여성연대가 14일 성명을 발표, 서울 서초동 충신감리교회의 담임자 파송을 촉구했다.이 교회 교인들도 연회를 향해 담임을 속히 파송해달라는 집단 청원을 했다. 청원서에는 316명이 실명으로 서명했다.
지난 2월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남연회(채성기 감독)는 재판위원회를 열어 당시 충신감리교회 담임목사였던 A 목사를 출교한다고 판결했다. 충신감리교회는 지난해 담임목사의 처신 문제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교회 안에서 공개 토론을 벌이기도 했고, 성도들이 나뉘어 별도로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이 교회가 소속된 기감 서울남연회는 결국 2월 8일 A 목사의 책임을 물어 출교를 결정했다. 출교는 교인의 자격을 박탈하고 교회 출입을 금지하는 강한 조치다. 이 판결로 담임목사 자리가 공석이 된 충신감리교회는 연회에 새로운 목회자의 파송을 요청했으나, 정작 출교를 결정한 연회는 227일째 후속 결정을 미루고 있다.
여성연대는 성명에서 “(전 담임목사가)여전히 피해 교회에 자유롭게 출입하며, 이전과 다름없이 담임자처럼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물론 자신을 담임으로 명기한 주보를 발행하고 설교를 강행해 교인들을 분열시키고 있다”면서 “사실상 실제 출교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여성연대는 “서울남연회 감독은 충신교회 새 담임자를 즉각 직권파송해 실추된 교회 재판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연회 행정책임자답게 교회 공동체의 정상화를 위해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감리교여성연대는 여선교회전국연합회, 여교역자회, 여성지도력개발원, 여장로회전국연합회 등 기감 교단 내 여성단체들의 연합체다. 여성연대는 “충신교회가 겪고 있는 아픔과 고통에 교단이 민감해야 한다”며 “교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교리와 장정’에 명기된 감독의 담임자 직권파송이 하루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감 ‘교리와 장정’에는 “개체 교회가 180일 이내에 담임자를 청빙하지 못할 경우, 감독은 구역 인사위에서 추천 받은 2명 중 1명을 직권파송한다. 구역인사위에서 추천을 못 할 경우 30일 이내에 감독이 직권파송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감 총회 성폭력대책위에서도 서울남연회에 후속 치리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여성연대는 “직권파송 규정은 재량행위가 아닌 기속행위로 자의적 판단을 배제하고 법규의 내용대로 집행해야 하는 규정”이라면서 “개체교회가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이를 해결하고 치유할 감독의 책임을 명기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충신감리교회 교인들은 연회에 보내는 청원서에서 “아직도 충신의 교인들은 출교된 목사를 교회 안에서 지속적으로 대면하면서도 간신히 교회를 지키고 있다”며 “교리와 장정을 준수하겠다는 감독의 선서대로 새 담임자를 신속히 파송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교인들은 청빙위원회와 임원회 등 다양한 경로로 새 담임자 파송을 간절히 원하는 뜻을 전달해왔고, 선임 장로를 포함한 6명의 장로도 같은 입장임을 연회에 알렸다고 청원서에서 밝혔다. 청원서에는 장로와 권사, 집사 등 316명이 자신의 이름으로 서명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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