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수원FC)가 중국축구협회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았다. 중국 프로축구 승부 조작 의혹에 휩싸인 채 중국 공안에 10개월간 구금됐다 지난 3월 풀려난 지 6개월 만에 다시 선수 생명이 끝날 위기에 처했다.
중국축구협회는 10일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전(前) 산둥 타이산 선수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며 “손준호의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다. 이는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다 공안에 연행된 손준호는 이후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당시에도 승부 조작 및 금품 수수 가능성이 거론된 바 있으나, 손준호 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해왔다.
만약 이번 중징계가 국제적으로도 적용된다면 손준호는 대표팀은 물론이고 국내 K리그 무대에서도 뛰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징계는 해당국 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통보하면, 국제적으로 적용된다”면서 “만약 중국축구협회가 손준호에게 영구 제명 등 높은 수위의 징계를 내리면 한국 축구계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손준호는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정식 선수 등록을 허용받은 후 지난 6월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FC에 입단해 국내 무대에 복귀했다. 수원 FC 관계자는 “선수 기용은 감독의 권한이긴 하지만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당분간 손준호를 경기장에 내보내는 게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밝혔다.
손준호 측은 이날 국민일보에 “황당하고 납득하기 어렵다”며 “징계에 대한 법리적인 해석이 가능한 문서나 정확한 근거가 있어야 FIFA도 이를 받아들일 것이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입장을 밝히고 중국축구협회 측에 소명하겠다”고 전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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