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반도 온실가스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깼다.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과학원은 28일 ‘2023 지구대기감시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도 한반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관측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상청은 1997년부터 안면도·고산·포항·울릉도와 독도 4개 지점에서 이산화탄소 등 기후변화 원인 물질을 관측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온실가스 농도를 가장 오래 관측한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의 작년 연평균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427.6ppm으로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배경농도는 ‘인간 활동에 영향받지 않은 자연적인 환경에서 측정한 농도’를 말한다.
문제는 한반도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점점 더 빨리 높아진다는 것이다.
안면도 감시소의 2023년 이산화탄소 농도는 2022년 대비 1년 만에 2.6ppm 높아졌다. 제주 고산과 울릉도 감시소 농도는 전년과 비교해 각각 2.6ppm과 2.8ppm 증가했다. 최근 10년간 한반도 이산화탄소 농도는 평균 2.5ppm 증가했고. 2003년부터 2012년까지는 연평균 2.2pm이 증가했다.
한반도는 지구보다 더 빠르게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했다. 최근 10년간 한반도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2.5pppm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지구의 이산화탄소는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2.4ppm 증가했다.
지구의 작년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 또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발표한 2023년 전지구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전년보다 2.8ppm 증가한 419.3ppm이었다.
이산화탄소는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지구 표면 온도를 높이는 가스종인 온실가스의 대표적 물질이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가 한 번 대기 중에 배출되면 수백년 동안 머물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농도는 앞으로도 계속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온실가스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약 28배 강한 메탄의 작년 연평균 농도는 안면도, 고산, 울릉도에서 각각 2025ppb, 2003ppb, 2010ppb로 역시 관측 이래 최고였다.
아산화질소와 육불화황 농도는 안면도 감시소 기준 연평균 338.8ppb와 12.2ppt로 다른 온실가스와 마찬가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산화질소와 육불화황은 이산화탄소와 비교해 온실효과가 273배와 2만4300배 강하다. 대기 체류 기간은 각각 약 100년과 1000년이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지구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고품질의 온실가스 등 지구대기감시 자료 생산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2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