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가 앗아간 체육교사 꿈…5명 살리고 떠나

입력 : 2024-06-24 10:28/수정 : 2024-06-24 13:17
지난 4월 다섯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조병훈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음주 뺑소니 차량에 치여 뇌사에 빠진 20대 청년이 5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났다. 체육교사의 꿈을 키우던 젊은이였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뇌사 상태였던 조병훈(22)씨가 지난 4월 1일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5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24일 밝혔다.

조씨는 지난 3월 17일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치였다. 운전자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 조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1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조씨는 6년 전 아버지가 사고로 뇌를 크게 다쳐 숨진 뒤 가장 역할을 해 왔다. 당시 그는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와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좋아했던 조씨는 체육교사가 꿈이었다. 아이들에게 즐겁게 운동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그는 학창 시절 태권도 4단 자격을 땄고, 지역 태권도 대회에 나가 금메달도 여러 차례 수상했다.

이후 꿈을 이루기 위해 부천대 스포츠재활학과에 입학해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던 중 이런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가족은 젊은 나이에 불의의 사고를 당한 고인에게 기적이 일어나길 바랐지만 “다시 깨어날 수 없다”는 의료진의 소견과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갔으면 하는 마음에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어머니 이경희씨는 “이제 너를 만날 순 없지만 너의 몸 일부라도 다른 사람 몸에서 살고 숨 쉬고 있는 것이니까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며 “하늘에서는 아프지 말고 힘들었던 기억은 다 잊고 새 삶을 살길 바란다”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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