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첫 ‘을질 방지’ 조례 통과… 전교조 반발

충남도의회, 을질방지 조례안 통과
“충남교육청 교직원 인격보호”
전교조 “갑을관계 명문화” 반발

입력 : 2024-06-12 17:55/수정 : 2024-06-12 18:05
국민일보 DB

충남도의회가 하급자의 지시불복종이나 무고 등을 막기 위한 ‘을질 방지’ 조례 제정에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노동계는 “갑을관계를 명문화하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12일 충남도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편삼범(보령2·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충남교육청 갑질, 을질 및 직장 내 괴롭힘 예방에 관한 조례안’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 조례안은 국민의힘 27명, 더불어민주당 2명, 무소속 2명 등 도의원 34명이 공동 발의한 것이다. 조례안에는 “교직원의 인격 보호와 안전한 근무 환경을 조성해 건강한 공직사회를 구현하고자 한다”는 취지의 제정 이유가 설명돼 있다.

조례안은 ‘을질’을 ‘국가공무원법 제56조·57조, 지방공무원법 제48조·49조 등을 위반해 정당한 업무지시나 요구 등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정당한 지시를 하는 교직원의 행위를 갑질 또는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부당하게 주장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하는 행위’도 을질 범주에 들어갔다.

이 조례안에는 “을질 행위자에 대해 징계나 근무지 변경 등 적절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전교조 등 학교 내 노동조합들은 이를 두고 ‘갑질 면책 조항의 명문화’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당한 갑질 신고를 을질로 치부하겠다는 교육청의 비겁한 처사를 규탄한다”며 “갑질 신고를 을질 탓이라고 보는 비뚤어진 시각으로는 앞으로도 갑질 근절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어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노동 형태별로 소외되고 존중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존재한다”며 “이 조례가 제정되면 학교장은 학교를 민주적으로 운영하지 않고 통제하고 일방적으로 지시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충남교육청 감사관실은 지난 3월 마련한 ‘을질 등 근절계획’에 따라 이 같은 조례 제정을 추진해 왔다.

조례안은 오는 24일 열리는 제352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최종적으로 심의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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