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최대 우방국 중국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이날 새벽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그의 중국 방문은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승리와 이달 7일 취임식으로 집권 5기를 시작한 뒤 첫 해외 일정이다.
앞서 러시아 크렘린궁은 지난해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 시작 후 첫 해외 방문지로 러시아를 선택한 것을 거론하며 이번 푸틴 대통령의 국빈방문이 답방 성격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3월(모스크바)과 10월(베이징) 회동을 포함해 지금까지 40차례 넘게 만나면서 끈끈한 관계를 이어 왔다.
이날 수교 75주년 기념 공연이 끝난 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공원을 산책하고 차를 마시며 약 45분간 비공식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이후 양측 대표단이 참석하는 비공식 만찬이 열린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전날 “양국 외교 협력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첫날인 16일 늦은 시각 열리는 비공식 회담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우크라이나 문제가 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 외에도 중동, 중앙·동남아시아, 아시아태평양 지역 상황을 정상회담 의제로 정했고 옛 소련권 경제협력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중국 일대일로의 연결, 유엔 등 국제기구와 브릭스(BRICS) 내 양국 협력, 서방 진영의 제재 속에 러시아의 숨통을 틔워준 에너지 협력 등에 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방문은 공교롭게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등에 ‘폭탄 관세’를 부과한 직후 이뤄지는 만큼 양국은 미국에 대응하는 ‘전선’을 더욱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회담 후 공동성명 등 여러 건의 문서에 서명하고 수교 75주년 기념식과 양국 문화의 해 개막식에도 참석한다. 푸틴 대통령은 또 ‘중국 2인자’인 리창 국무원 총리도 만나 양국의 무역, 경제, 인도주의 분야 협력을 논의한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틀에 걸친 이번 방중 기간 베이징과 하얼빈 등 2개 도시를 방문한다. 하얼빈에서는 제8회 러시아-중국 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하고 하얼빈공업대학(HIT)에서 교사·학생과 만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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