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이야” 통행 막은 이웃…빙판길 건너던 주민 사망

경기도 광주시의 한 마을에서 사유지 통행을 막은 전임 이장 부부. YTN 보도화면 캡처

70대 여성이 얼어붙은 개울을 건너다 넘어져 숨진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유족은 이웃 주민의 통행 방해에서 비롯된 사고라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YTN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광주시 한 마을에서 일흔이 넘은 김모 할머니가 귀갓길에 징검다리를 건너다 얼어붙은 개울물 위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 할머니는 집으로 돌아간 지 1시간이 채 안 돼 뇌출혈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졌다.

유족은 김 할머니가 추운 겨울 위험하게 개울을 건너야 했던 건 전임 이장 A씨 부부의 통행 방해 탓이라고 주장했다. 개울 건너 도로에 붙은 땅을 부부가 사들인 뒤 주민 통행을 막았다는 것이다.

지난달 경기도 광주시의 한 마을에서 빙판길 사고를 당하기 전 길을 걷는 김모 할머니 모습. YTN 보도화면 캡처

이웃 주민들은 소송을 내 “통행 방해를 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도 받았으나 7년째 달라진 건 없다고 전했다. A씨 부부는 비가 내려 엉망이 된 길을 고쳐 달라는 요구도 거절했고 지난해 8월 폭우로 다리가 무너지자 아예 철판을 세워 땅을 막아버렸다고 주민들은 토로했다.

다니던 길이 끊어지자 주민들이 어쩔 수 없이 지난해 임시로 징검다리를 만들었는데 결국 여기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주민들은 A씨 부부가 개발 수익을 얻으려고 개울 건너에 사는 주민들을 쫓으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의 한 마을에서 사유지 통행을 막은 전임 이장 부부. YTN 보도화면 캡처

그러나 A씨 부부는 개발사업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수년간 사유지를 무상으로 이용하게 해줬는데 이웃들이 소송을 걸고 수리까지 요청한 건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전임 이장 A씨 남편인 B씨는 매체에 “돈을 주든가 뭘 어떻게 해결을 해야지 남의 땅을 평생 자기들이 쓰겠다는 얘기냐”고 성토했다.

광주시청은 하천 기본계획 등 다리 복원을 강제할 근거 마련에 나섰지만 이웃들 간 갈등이 격화해 당분간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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