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낙동강 장기미제 살인 사건’ 범인이라고 13년 만에 자수해 친형 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5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재판장 장기석)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보호관찰 5년도 명령했지만, 검찰이 요청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기각했다.
A씨는 2010년 8월 부산 강서구 낙동강의 한 움막에서 친형 B씨와 다투던 중 B씨의 머리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B씨는 이 움막에 살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 시신은 낚시꾼에게 발견됐다.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으나 B씨가 살던 움막이 낙동강의 외딴곳에 위치한 데다 주변 CCTV나 목격자도 없어 수사의 난항을 겪었다. 결국 경찰은 타살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그런데 A씨가 약 13년이 지난 작년 8월 18일 부산진경찰서를 방문해 자수하면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났다.
A씨는 “친형이 움막을 짓고 사는 걸 못마땅하게 여겨 다른 곳으로 옮겨서 살라고 권유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 죄책감 때문에 견딜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두 달 전에도 B씨를 만나 고향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할 것을 권유했지만, B씨는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범행 당일 A씨는 B씨와 이 문제로 말다툼하다가 화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질렀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6일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또 재판부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20년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체를 부검한 결과 피해자의 위턱과 아래턱이 모두 골절되고, 치아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A씨에게 일방적 구타를 당해 사망했으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둔기로 얼굴을 내리쳐 피해자를 사망하게 하는 등 범행 수법이 잔혹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A씨는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뒤 약 13년간 도망다니기는 했으나 사건 당시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에 대한 타살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해 내사 종결된 상태에서 A씨가 뒤늦게나마 수사기관에 자신의 죗값을 받겠다고 자수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방유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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