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6선·대전 서구갑)이 6일 “내년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의 결정에 대해 민주당 안팎에선 “예상됐던 수순”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박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중진 용퇴론’의 불을 다시 붙일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나의 빈 자리는 시대 소명이 투철하고 균형감각과 열정을 가진 새 사람이 맡아주길 염원한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 당선된 뒤 대전 서구갑 지역구에서만 내리 6선을 했다.
21대 국회에서 여야 통틀어 최다선 의원이었으며,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냈다.
박 의원은 불출마 선언을 한 결정적 계기를 묻는 질문에 “300명 국회의원 중 유일한 6선이고, 소위 민주당 험지인 지역구에서 6번 연속 낙선 없이 선택받고 국회 의정을 총괄하는 의장을 했으면, 국회에서 할 일을 다 한 것 같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선수(選數)가 출마의 기준이 돼선 안 될 것”이라며 “정치도 청년의 패기, 장년의 추진력, 노장의 경륜과 지혜가 함께 어우러질 때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진 용퇴론’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이다.
박 의원은 특히 “민주당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취하지 말아야 한다”며 “보궐선거 승리가 민주당이 잘해서 한 것인지, 반사이익인지 냉철한 판단을 하고 빨리 잊어야 한다”면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현재 민주당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중진은 박 의원과 우상호 의원(4선) 2명이다. 초선 오영환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중구성동구갑을 떠나 민주당 입장에선 험지로 분류되는 서초을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민주당 총선기획단은 ‘중진 용퇴론’에 대해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총선기획단 간사인 한병도 의원은 이날 첫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연히 이번 선거 과정에서 다양한 인재를 발굴해 우리 당으로 올 수 있게 노력할 계획”이라며 “여러 주장에 대한 내용은 논의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총선기획단은 ‘유능한 민생 정당·미래준비 정당·끊임없이 혁신하는 정당’을 3대 콘셉트로 정했다.
한 의원은 ‘공천 룰’에 대해선 "논의 결과에 따라서는 약간의 변화를 줄 순 있다”고 밝히면서 ‘공천 룰’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가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내년 총선 ‘민주당 200석’ 발언을 문제 삼으며 긴장과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200석’, ‘야권연합 200석’ 발언에 대한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모든 선거를 앞두고 절박한 심정으로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총선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오만과 교만으로 비쳐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영선 신용일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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