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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쌍둥이 낳은 목사 가정에 축하금 주고 100일간 공예배 설교 빼준 교회

인천 계산교회 부목회자 가정에 최근 세쌍둥이 탄생
아이 한명에 100만원 축하금, 육아 힘쓰도록 근무 조정

입력 : 2023-05-19 15:46/수정 : 2023-05-19 16:36
조사무엘(계산교회) 부목사 가정에 최근 세쌍둥이가 태어났다. 교회는 조 목사의 육아참여를 돕기 위해 100일간 공예배 설교와 지방 장례식 참석을 면제해줬다. 조사무엘 목사 제공

‘백일의 기적’이라는 말이 있다. 아이가 태어나 100일이 지나면 밤중에 깨지 않고 통잠을 잔다는 가설이다. 엄마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설처럼 통한다. 이것이 참이든 거짓이든 신생아가 있는 집에서 100은 상징적인 숫자임이 틀림없다. 아이가 통잠을 자기 시작한다는 100일 전까지만이라도 부부가 힘을 합쳐 육아에 전념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정들이 더 수월하게 다가올 수 있다.

지난 3월, 인천 계산교회(김태일 목사)에서 또 다른 의미의 기적이 일어났다. 세쌍둥이의 아빠가 된 부교역자에게 100일간의 사역 면제권을 부여한 것. 면제 항목은 공예배 설교와 지방에서 열리는 장례식 참석이다. 설교와 경조사 참석이 목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파격적인 배려다. 이번에 혜택을 받은 조사무엘(40) 목사는 “교역자에게 설교는 숙명과도 같지만 그만큼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일”이라며 “지방 장례도 장시간 자리를 비워야 해서 육아 공백이 발생하기 쉽다. 교회에서 신생아 키우는 부모의 상황을 알고 먼저 배려 해주셨다”고 말했다.

많은 다태아 가정이 그렇듯 조 목사의 세 자녀 이헌 이담 이완이의 임신·출산 과정은 험난했다. 시험관 시술을 통한 임신이었다. 8주 차가 돼서야, 착상된 수정란이 둘이 아닌 셋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다태아 임신의 경우 태아와 산모 모두에게 부담이 크다. 안전을 위해 의사는 선택유산을 권했다. 의사는 태낭의 크기나 심장 박동이 상대적으로 느린 태아를 선택해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조 목사의 아내 송지숙(36) 사모는 세 아이를 모두 지키기로 했다.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인간이 선택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부부는 이런 내용을 김태일 담임목사에게 알리고 기도를 요청했다. 세 아이는 무사히 태어났다. 35주 만에 태어나 인큐베이터에 잠시 머물러야 했지만 현재는 신생아중환자실을 나와 외래 진료를 받고 있다. 교회는 일주일의 배우자 출산휴가 후에도 아이들 진료에 우선순위를 둘 수 있도록 근무를 조정했다. 400만원의 축하금도 지원했다. 교인들은 십시일반으로 유아용품과 약재, 후원금 등을 전달해 왔다. 송 사모는 “임신·출산의 모든 과정에 교인들께서 기도로 마음을 더해주셨다”며 “받은 마음을 잊지 않고 아이들을 말씀 안에서 잘 키워 나갈 것”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조사무엘 목사(사진 왼쪽)와 김태일 목사. 조사무엘 목사 제공

미국에 머물고 있는 김 목사는 1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계산교회에서 목회를 한 27년 동안 세쌍둥이가 태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출산을 기피하는 시대에 우리 교회로 귀한 생명이 셋이나 찾아와 기쁘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또 “세 아이 모두 건강하게 태어났다는 자체가 기적”이라며 “아직은 아이들의 면역력이 약한 시기라 안아보지 못했지만, 조만간 직접 만나 축복하고 싶다. 100일이 지난 뒤에도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배려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것이 하나님의 명령”이라며 “교회는 생명 탄생의 기쁜 소식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세상에 본을 보일 필요가 있다. 우리 교회도 그런 발걸음에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사무엘 목사 부부와 세쌍둥이. 조사무엘 목사 제공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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